우연히 길위에서 만난 가장 자유로운 영혼
2015. 1. 9. 16:25ㆍ여행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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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를 흔히 '비탈'이라고 부른다. 특히 군대에서, 조금 폄하하는 표현이지만, 강원도 화전에 비탈밭이 많으니 그렇게 불린다고 알지만,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먼 산을 보니 산 뒤에 산, 그리고 또 산 뒤에 산이다. 그러니 첩첩산중이다. 황량한 곳에 피붙이를 두고 떠나는 마음이 저 첩첩산중처럼 황량하기 짝이 없다.
쓸쓸한 마음을 달래면서 포항을 향해 속도를 올리는데 앞에 무당집을 연상케 하는 경차가 보인다.
마티즈에는 태극기를 비롯한 온갖 잡다한 물건으로 빼곡하다. 그러니 여름인가? 가을인가? 텔레비전에서 본 생각이 난다. 세상에서 가장 자유로운 남자, 대자유인으로 집을 두고, 동가숙 서가식하면서 살아가는 어떤 강단있는 남정네의 이동모습이다.
세워서 아는 체를 해볼까? 한참을 서행으로 따라간다. 그러나 이내 마음을 바꿨다. 그에게는 오직 길손이 귀찮은 존재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닐 것을~ 그냥 바람이 부는 대로, 구름이 흐르는 대로 목적지 없이 떠나가는 그를 그냥 비켜서서 조용히 바라봐 주는 것만이 그를 돕는 일이란 것을 알기에, 자유인 그의 이름은 '박태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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