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경은 해양경비의 略字냐? 아니면 해양경찰의 略字냐?

2015. 3. 30. 09:52잡다한 글

728x90

 

해양경찰이 해체되고 해양경비안전본부(海洋警備安全本部 : R.O.K. Coast Guard)가 창설된 것이 2014년 11월 19일이니 이제 4개월이 지나고 있다. 과거의 해양경찰(海洋警察)은 해경(海警)이란 줄임 말로 통용되었는데 해양경찰이 해체되고 난 지금  '비안전본부'의 약칭도 해경(海警)이니 국민은 헷갈린다. 아마도 해경에서 약칭으로 '해경'으로 불리게 해달라고 요청하였던 것 같다.

 

해양경비안전본부(海洋警備安全本部 : R.O.K. Coast Guard)의 영문 표현을 보면 어디에도 경찰을 뜻하는 Police가 없다. 그런데도 마치 '해양경비'가 주 업무인 해양경비안전본부가 약자로 해경이란 표현을 사용하면서 예산이 배정되지 않았다는 빌미로 아직도 TV에 나오는 화면을 보면 '해양경비안전본부' 소속의 선박에는 해양경찰이란 표식이 선명하고, 해양경찰 마크도 뚜렷하다.

 

해양경비안전본부의 업무를 인터넷에 찾아보니 해양 경비 및 오염방제, 해상 구조, 구난, 해상 수사 업무를 관장하는 기관으로 되어있다. 해상수사는 가장 나중에 나오고, 가장 앞자락에 나오는 것은 '해양 경비' 업무이다. 그래서 Police라는 표현이 없고,  Coast Guard란 영문 표현을 사용하는 거다.

 

 

'해양경비안전본부'가 그렇게 과거의 '해양경찰'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海警'이란 약칭을 계속 사용하는 것은 국민에게 진실을 호도할 수도 있다. 세월호 참사 때 조직이 유기적으로 신속하게 대처하지 못하여 국민의 지탄을 받고 급기야 조직이 해체되어 새로운 조직으로 태어났으면 과거의 영화는 잠깐 잊고, 국민이나 세월호 유족에게 죄송하게 생각하면서 해양경비에 소명의식을 갖고 해양경비업무에 매진해야 하거늘, 아직도 과거의 영화를 잊지 못하면서 해경이란 약칭을 고집하고 해양경찰에 대한 미련을 끝까지 버리지 않는다면 국민과 통치권자에 대한 도리가 아니고 예의도 아니라고 본다.

 

 

 

아랫글은 길손이 세월호 참사가 났을 때 '해양경비대'에 대한 斷想이 떠올라서 작년 6월 5일 이 블로그에 올렸던 글을 다시 올린다.

 

 

세월호 참사로 세상이 시끄럽고, 어지럽다. 모두 제자리에서 제 할 일을 제대로 하지 않은 결과다. 남편은 지아비의 위치에서 아내는 지어미의 자리에서 열심히 살면 된다.

 

아무리 세상의 일 중에 남녀구분하여 할 일이 없다고 주장하지만 남녀구분하여야 할 일이 있는 듯하다.

 

거친 야생마의 등에 여자가 타는 것이 나은가? 아니면 남자가 타는 것이 나은가?

 

아비규환의 전장터에 남자 군인이 적합한가? 여자 군인이 적합한가?

 

거친 토목공사현장에 남자가 더 적합한가? 여자가 더 적합한가?

 

전투기 조종사에 남자 조종사가 더 적합한가? 여자 조종사가 더 적합한가?

 

거친 파도를 뚫고 나아가는 선원 직업에 남자가 더 적합한가? 여자가 더 적합한가? 이번 세월호 참사에도 하필이면 사고 시간대에 당직사관인 3항사가 왜 여성이었던가 하는 점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식상한 질문과 답이겠지만, 남녀가 맡을 각자의 적합한 일이 있다. 남녀 불평등을 조장한다고 거품을 물 페미니스트들이 있겠지만, 사실은 사실이다.

 

 

세월호 참사와 관련하여 해수부 등 관료조직이 여론으로부터 뭇매를 맞고 있다. 당연한 귀결이다. 관료조직을 들여다보면, 뜻밖에 단순한 것을 느낄 수가 있다. 모두가 다 알고 있는 부처 이기주의이다.

 

앞에서도 언급하였듯이 제 위치에서 제 소임만 충실하면 모든 게 순조롭게 풀릴 것을 제 소임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는 조직이 다른 조직의 일까지 탐하려고 한다. 즉 월권을 한다는 의미다.

 

후진국 어느 국가의 "해안경비대(Coast Guard)"를 예로 들어보겠다. 해안(연안)경비대는 해상의 치안을 담당하는 조직임에 틀림없다. 그 나라의 영해의 치안을 담당하면서 해상 사건, 사고예방과 수습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여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그들의 조직은 국민의 지지에 힘입어(어떤 주변 불량국가에서 떼로 어선을 몰고 와서 자국의 영해에 불법조업하는 현장에 해안경비대가 용맹하게 저지하면서 때론 인명사고까지 발생하여 일정부분 어민과 국민의 신뢰를 받으면서) 조직과 장비, 예산을 필요 이상으로 늘렸고, 조직의 규모에 비해 성과와 실적이 미미하니 다른 곳으로 눈을 돌린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결국 구조조정의 빌미를 주게 되고, 종국에는 조직이 축소되는 아픔을 겪게 되기에~

 

해상에서의 치안이 시들해지니 결국 육상으로 눈길을 옮기는데 해안에서 열심히 제자리를 지켜야 할 해안경비대원들이 내륙 깊숙한 곳까지 들어와서 육상경찰이 담당할 일까지 열심히 대신하고 있다. 예를 들면 짝퉁제품을 생산하는 동대문 어느 가정집에 해안경비대가 들이닥쳐 단속을 한다.

 

그리고 외국에서 들어오는 밀수품을 단속하기 위해 여느 국가의 관세청보다 더 심혈을 기울여서 정보를 수집하고, 단속한다. 그리고 언론을 통해 자신들의 활약상을 대대적으로 홍보한다. 일반 국민들의 눈에서 보면 정말 엄청나게 열씨미 하는 '해안경비대'니 큰 상을 주어야 한다고 생각할 법도 하다.

 

과연 그런가? 그러면 육상경찰 조직을 축소하든가, 관세청조직을 축소하든가 해야 한다. 굳이 이중으로 일을 하여야 할 만큼 국가재정이 튼튼하고, 한가로운 국가는 아니지 않은가? 육상에서 벌어지고 있는 범죄라면 육상경찰에게 정보를 넘기고, 밀수가 성행한다면 밀수를 잡는 전담조직인 관세청에 정보를 넘긴다. 그들이 직접 나설 필요까지는 없다. 자신의 능력이 한없이 탁월하게 느껴져도 말이다. 그래야 각 부처의 고유업무를 존중해 주면서 효율적으로 국가행정을 펼 수가 있기 때문이다. 만약 자기 조직의 열정만으로 국가행정을 이끌 수가 있다면 뭣하러 다른 행정조직이 필요한가? 국가원수 아래에 해안경비대만 설치하고, 다른 조직은 없애든지...

 

제 할 일은 제대로 하지 못하면서 남의 떡이 커 보인다고 이곳저곳을 쑤셔대다 보니 정작 제 안방에서 큰 일이 벌어지니 허둥지둥 난리다.

 

이제 올 것이 왔다. 

 

만약 어느 후진국의 해안경비대의 실상이 그렇다면, 온 국민의 분노를 한 곳으로 모아서 신속하고도 과감한 구조조정을 해야 한다. 국민의 눈을 교묘히 속이고, 조직을 비대하게 만든 죄와 여론을 호도하여 능력도 없으면서 마치 자신들만이 국가의 안위를 책임진 것처럼 날뛴 죄 등을 낱낱이 파헤쳐서 새로운 해안경비대로 거듭 탄생하도록 하여야 한다. 정말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또 다른 제2의 세월호 참사를 조만간에 다시 목도하게 될 것이 틀림 없으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