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무원도 떠나간 간이역에

2015. 4. 25. 22:01여행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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땀으로 질퍽한 검정 고무신을 신은 꼬마들이 10여 리의 비포장길을 걸어 도착하였던 철길에 맞닿아 있던 시골 간이역이다. 지금은 하루 서너 번씩 지나가는 열차를 맞기엔 수지타산이 맞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역무원이 없는 무인 간이역으로 변했다.

 

 

 

 

 

 

모두가 예전과 같지만, 달라진 것은 역무원들이 작고 투박하고, 두꺼운 직사각형으로 만든 차표를 팔던 매표창구가 보이지 않는다.

 

 

 

 

 

 

열차를 타려는 승객들이 내미는 차표에 뻰치 같이 생긴 차표 검사기로 구멍을 뚫어주면 좋아라 지나갔던 저 개찰구엔 나이 많은 역무원의 실루엣이 보일 듯, 말 듯

 

 

 

 

 

 

 

철길에 대못을 올려놓고, 돌을 올리고 언제 올 지 모르는 기차를 기다리며, 철길에 귀를 대고 기차를 기다렸던 그곳도 이젠 아득한 옛 얘기로 묻혀버리고, 이제는 추억만 철길 위에 남아서 길손을 본다. 저쪽 방향은 김천방향이다.

 

 

 

 

 

 

이 지역에 사는 친구들은 열차를 타고 통학하였다. 차비는 들겠지만 얼마나 수월하였겠나? 길손은 30여 리의 울퉁불퉁하고, 굽이굽이 산길을 돌아 교복에 땀냄새 짙게 배이면서 다녔던 것에 비하면

 

 

 

 

 

 

역무원도 통근 학생도 없는 무료한 낮 시간 무인 간이역엔 기약없이 열차를 기다리는 노부부가 지난 세월을 도란도란 애기하면서 앉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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