馬飛亭에서

2015. 6. 20. 16:51살아가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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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직장에 같이 근무하던 직원의 명예퇴임에 앞서 친목을 도모하는 의미로 '송별산행'을 하였다. 일행은 수목원에서 마비정으로 산을 넘어오고 길손은 피치 못할 사정으로 이곳으로 승용차로 왔다. 이곳은 '마비정 벽화마을'에서 약 1.5Km 떨어진 곳에 있는 삼거리이고, 이곳에서는 마을 어르신들이 마을로 올라가는 차량에 대해 교통통제를 하고 있다

 

 

 

 

 

 

 

마비정의 유래를 설명하는 안내판인데 두 번째와 세 번째 줄에 있는 "말이 떨어지자 그 말은 힘을 다하여(중략)" 그 말뜻은 대충 이해하겠는데 이렇게 하였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장군의 말言이 떨어지자 말馬죽을 힘(사력)을 다하여~"

이 안내판은 아마도 글씨가 지워지지 않는다면 오랫동안 저 장소에 서 있을 텐데 고개를 갸우뚱거리게 하는 이 안내판을 만들 때 조금 더 신경을 썼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이곳이 마을 들어가는 입구이다. 벽화 마을이라고 부르는 이유가 이곳에서부터 느껴진다.

 

 

 

 

 

 

 

 

 

 

 

 

 

 

 

 

 

 

 

 

 

 

 

 

 

골목 어귀마다 주민들이 작은 가게와 식당을 운영한다.

 

 

 

 

 

 

 

 

 

 

저 살구나무가 백 년 된 것이라고 하는데 너무 의미 부여를 한 것 같다.

 

 

 

 

 

 

 

출입금지 푯말을 세운 이유를 알 것도 같다. 이 마비정 마을에서는 그래도 이곳이 제법 운치가 있는 곳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옻나무'라고 하는데 실증을 거쳤는지 모르겠지만, 좌우지간에 길손은 이렇게 굵은 옻나무를 이곳에서 처음 본다.

 

 

 

 

 

나무 위쪽을 보면 마치 참나무처럼 보인다. 산에서 보이는 옻나무는 대개 사람 키보다 조금 크거나 비슷하고, 굵기도 어른 손목 굵기 이상으로 자라는 것도 보기가 쉽지 않은데 이 옻나무는 60여 년 전 이 마을 '김영학'이란 주민이 심었으며, 나무 둘레는 2m, 높이는 15m로 장대하다. 옛날에 이곳은 워낙 오지였기에 주민들이 위염, 위궤양, 소화불량 등 위장장애가 있을 때 이 나뭇가지를 잘라 달여 마셨으며 그래서 '의원나무'로 불린단다. 주민들이 지극정성으로 보살핀 덕분에 길손도 이렇게 굵은 옻나무를 보았다.  

 

 

 

 

 

 

 

 

10m 정도 떨어진 곳에도 형제으로 보이는 옻나무가 있다.

 

 

 

 

 

 

사진 왼쪽이 가장 오래된 옻나무 목걸이를 단 나무이고, 오른쪽이 형제 옻나무이다.

 

 

 

 

 

 

길바닥에 시커먼 자국들이 있다. 무슨 열매가 떨어졌다.

 

 

 

 

 

 

엄청나게 굵은 오디이다. 어릴 때 집에서는 어머니가 누에를 길렀는데 개량 뽕나무에서 열리는 오디처럼 크기가 튼실하고 크다.

 

 

 

 

 

 

오디가 떨어진 바닥에서 산 위를 쳐다보니 저렇게 큰 나무들이 뒤섞여 있어서 뽕나무를 쉽게 판별하기가 쉽지 않다. 이것은 분명히 산뽕나무가 아닐 것이다. 산뽕나무의 오디는 상당히 잘다. 세 그루 중간에 휘어진 나무가 뽕나무였다.

 

 

 

 

 

 

 

 

대나무 터널 길이라고 하는데 길이가 짧아서 유감이다.

 

 

 

 

 

 

 

 

 

마을을 구경 중인데 어르신 한 분이 대문 평상에 앉아 계신다. 집이 참하여 어르신 옆에 은근슬쩍 앉아 말을 걸며 같이 쉰다. 이 집은 도회지에 나간 아들이 10년 전에 지어준 집이라고 한다.

 

무료하게 시간을 보내시는 어르신을 보니 시골에 홀로 계시는 어머님이 생각난다. 혼자 얼마나 외로우실까? 시골을 지나다니는 친구가 보니 우리 어머님이 늘 마을 어귀 정자에 앉아 계시더라고 했는데 자식들이 언제나 오나 하고 계실 어머님 생각에 잠시 마음이 심란하다. 다음 주에는 다녀와야겠다.

 

 

 

 

 

 

 

 

 

평범한 우물도 이름을 '마비정'이라고 붙이니 그럴 듯하게 테마가 있는 우물이 된다.

 

 

 

 

 

 

 

굄돌을 아래에 저렇게 괴니 마치 거북이 같다.

 

 

 

 

 

 

남근에 갓이라니 팔공산 갓바위 부처님이 노하시겠다.

 

 

 

 

 

 

 

이 동네 이름은 마비정(井)이 아니고 마비정(亭)이다.

 

 

 

 

 

 

 

동동주에 부추전, 촌두부와 묵을 먹었던 식당에 있는 뒷간도 벽화로  재탄생했다.

 

 

 

 

 

 

 

 

 

 

 

 

 

 

 

 

 

 

 

 

춘하추동이라는 글귀가 있는 이 집이 우리 일행이 갔던 식당이다. 넓은 방이 있고, 바깥에도 식탁이 있다.

 

 

 

 

 

 

용문 촌두부 원조라고 한다.

 

 

 

 

 

 

메뉴판은 이렇게 각 테이블에 자연스럽게 놓여있다.

 

 

 

 

 

 

 

 

 

 

 

 

 

두부의 결이 거친 듯하면서 고소함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