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비견을 괴롭히는 '작은 소 참 진드기'

2015. 6. 27. 21:16살아가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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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친구는 욱수지 가는 길에 있는 주말농장을 지키는 경비견이다. 이 경비견의 임무는 저녁이 되어 모든 이가 떠난 야간에 내려오는 멧돼지와 고라니가 텃밭을 망치지 않게 텃밭의 작물을 지키는 것이 임무다.

 

아직 1년이 채 되지도 않는 놈이 기품이 당당하다. 지나가다가 가끔 만져주고 이뻐해 줘도 늘 30cm 거리를 유지했는데 여러 번 만나니 경계를 하며, 꼬리도 흔들지 않아도 배를 보여주면서 복종의 자세를 취한다. 자존심이 하늘을 찌르는 이놈은 호랑이 추적견인 러시아산 라이카種 수놈이다.

 

 

 

 

 

 

 

무심코 입을 쳐다보다가 아랫입술에 까만 점 같은 것이 달려있어서 떼어내니 '작은 소 참 진드기'였다. 시골에서는 소가 논과 밭 다음으로 재산목록 1호였다. 논을 갈고, 짐을 운반할 뿐만 아니라 새끼를 낳아서 팔면 큰 목돈을 쥘 수가 있기 때문인데 '작은 참 진드기'의 이름에서 보는 것처럼 소에 기생을 많이 하였다. 크기도 엄청나게 커서 어른의 새끼손톱만큼이나 큰 것도 있었다.

 

소의 가랑이 사이나 배에 많이 붙어있었는데 이상하게도 이 진드기들은 항문이 없어서 피를 빨아먹고 배가 터질 듯이 커지면 스스로 떨어져서 소에서 이탈한다. 발로 밟으면 툭 하고 터지는 소리가 나면서 걸쭉하고 검붉은 피가 쏟아져 나온다.

 

길손은 어려서도 이 진드기(시골에서는 사투리로 '가부전지'라고 불렀음)잡기를 즐겼는데(?) 첫째는 착한 소를 위함이요, 둘째는 진드기를 잡아서 능지처참하는 기분을 즐겼기 때문이다.

 

그래서 오늘도 입에 붙은 진드기 잡는 것을 시작으로 개를 눕혀놓고 진드기 수색에 들어가니 고추에도 붙어있고, 배에도 겨드랑이에도 붙어있는데 아마도 귀에 붙어있으면 개가 발쓸(?) 방법이 없을 것같아 혹시나 하고 귀를 젖히니 역시나 진드기가 잔뜩 붙어있다.

 

 

 

 

 

 

 

 

 

귓속 개털(감빵의 범털이 아님에 주의)에 가려져서 잘 보이지는 않지만, 큰놈과 작은놈, 두 마리가 보인다.

 

 

 

 

 

 

아주 이 진드기 놈은 저를 잡으러 온 줄도 모르고 머리를 박고 피를 빨아먹는다. 조금 있으면 능지처참당할 놈이~

 

 

 

 

 

 

 

 

왼쪽으로 도망가는 저 작은 진드기는 작은 체구에도 얼마나 민첩하고 빠른지 큰 진드기와 같이 사진 찍으려고 모아두니 사진기 조작하는 사이에 저렇게 멀리 도망쳤다.

 

 

 

 

 

 

 

 

 

 

 

 

길손만 아는 비밀의 연못에 들렸다. 북방 개구리와 도롱뇽 올챙이들은 모두 다리가 나서 이곳을 떠났으리라 믿고 들리는 길이다.

 

 

 

 

 

 

 

그런데 길손의 예상을 깨고, 올챙이들이 모두 떠난 그곳에 아직도 어린 올챙이들이 남아있었다. 아마도 계절을 잘 읽지 못한 어미가 늦둥이를 이곳에 버려두었나 보다. 혹시 다리가 났는가 해서 손바닥에 올려보니 다리 흔적도 보이지 않는다. 이놈들은 언제 다리가 나고 꼬리가 떨어질까? 곧 태풍이 오면 큰물이 질 것이고 이곳은 흙탕물로 송두리째 떠내려갈 터인데 이 올챙이들은 청운의 꿈도 펼치지 못하고 마지막을 맞을 것이다. 다음 주 화요일부터 장마가 온다는데 안타깝다.

 

 

 

 

 

 

그런 처지도 모르는 올챙이들은 연못에 내려달라고 발버둥친다.

 

 

 

 

이 '작은 소 참 진드기(가부전지)'에 대해서는 2012년 10월 28일 포스팅한 것이 있어서 이곳에 옯긴다.

 

 

 

 

파계사 올라가면서 좌측으로 보이는 '공산예원' 정문에 법화경 전시라는 플래카드가 붙어있다.

예전 이집 주인장이 자랑하시던 법화경 병풍을 말하는 것은 아닌가 하여 들러가기로 했다.

'법화경 전시'라는 글 밑에 쓰인 붉은 색의 글씨를 보니 168폭, 120미터라고 되어 있다.

엄청 큰 대작이란 것이 느껴진다.

 

 

 

 

넓은 대지위에 2층 건물이 우뚝서있다. 아마 10년도 더 지난 일인 듯하다. 국민의 정부가 들어서고

얼마가 지났을까? 그때도 아무런 생각없이 이곳을 지나다가 주인의 허락도 받지 않고, 이곳에 들어와서 좌측의 정원 가장자리 바위 위에 앉아서 눈으로 집구경을 하고 있었다.

조금 있으려니 한무리의 개들이 앞으로 지나간다. 내가 전생에 개인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개가 그저 좋다. 그리고 개장국도 먹지 않는다. 

 

'워~리, 워~리'  입안으로 혀를 말면서 혀를 찬다. "짝, 짝, 짝, 쪽, 쪽~~'

그중 한넘이 흘낏하면서 가던 길을 멈추고 나를 쳐다본다.

'오~요~요~ 쪽~쪽~쪽~ " 얼굴에 인상을 풀고 낮은자세로 적극적으로 손을 내밀고 유인한다.

비루먹은 것처럼 부석부석한 넘이 가까이 다가온다. 얼굴을 보니 꼴이 말이 아니다.

주둥이 양 옆의 털은 다 빠져 없어지고, 피까지 맺혔다. 뭔가 이상이 있는 것만은 틀림없다.

다시 적극적으로 유인하여 개의 머리를 공략하는데 성공했다. 주지하다시피 개는 머리를 쓰다듬었다고 하면 이미 그 개는 무장해제 당한 것이나 다름없다.

 

주둥이를 가만히 들여다 보니 세상에나~  소에 기생하면서 피를 빨아 먹는 똥꾸멍도 없는 '가부전지(경상도 사투리)' 가 큰 놈, 작은 놈, 중간 놈 다닥 다닥 붙어있다. 이것 보통상황이 아니다.

당장 한마리씩 맨손으로  떼어내서 바닥에 놓고 발로 문지른다. 투둑~ 투둑 터지면서 검은 피를 쏟아낸다. 간지럽던 주둥이가 한결 시원해지니, 아예 배까지 내어놓고 벌러덩 눕는다.

배밑으로 가랭이 사이로 붙어있는 검은 기생충들을 정신없이 박멸하고 있는데

갑자기 정문으로 검은색 그랜저차량이 올라온다. 나이 지긋한 사람 둘이서 내리는데 그중에 한명이 큰 소리로 이쪽을 보고 말을 던진다.

 

" 이보시오!  당신들 남의 집에 와서 개에게 뭔짓하는 거요?? !! " 하면서 빠른 걸음으로 다가온다.

 

"........................................... "

 

옆으로 다가와서 현장을 대충 살피더니 이내 감격을 한다.

 

" 아이구~ 선생, 저 개는 나와 처가 4년이나 밥을 주고 길렀어도 한번도 잡힌 적이 없는 개인데

  어떻게 잡았소? 참 신통하구려!!" 한다.

 

"허락받지 않고 정원에 들어와서 죄송합니다. 개에 기생충이 많이 붙어있어서 저넘도 얼마나

괴로울까 하는 생각에서 제가 잡아주고 있습니다."

 

"저런 징그런 것을 맨손으로 잡아주다니!!  이것이 보통 인연같지 않은 것 같소!! 집에 들어가서

 차라도 한잔합시다." 한다.

 

그가 기거하는 2층으로 가서 수박과 차를 대접받으면서 얘기를 들어보니 그는 노태우 대통령과

친분이 있는 서예가라고 자신을 소개하면서, 자신이 전 우방주택 이순목(?) 회장의 부탁으로

법화경 병풍을 만들기 위해 1년 일정으로 작업을 하였고, 그 병풍은 우방주택 회장실 뒷방에

있다고 했다.

 

경북 봉화에 가면 현불사라는 곳이 있는데 그곳에 김대중 대통령이 당선된다고 예언한 설송스님이

계시는데 자기가 직접 나를 친견하도록 해준단다. 그리고 안동에서 예천방면으로 가자면

'우각사'라는 절을 짓는데 그곳에 점안식에도 같이 가지고 한다. 나는 그저 예~ 예~ 건성으로

대답하면서 흘려들었다.

 

그 당시에는 내가 절실한 무엇도 없었고 하여 그렇게 했는데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니 그분하고 같이 안 간 것이 굉장히 후회가 된다.

 

 

 

 

호랑이 추적견으로 쓰이는 라이카가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