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7. 31. 10:11ㆍ맛집과 요리
모처럼 대구역 근처에 갈 일이 생겼다. 근처에 대구에서 활동하는 실력 있는 무명가수가 가끔 나타난다는 사랑 노래 봉사단 사무실에 가기 위해 이곳에 도착하였으나 7시에 시작한다니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우선 저녁을 먹기로 했다. 냉면도 좋지만, 이열치열이라고 왠지 돼지국밥 생각이 간절하다. 오래간만에 동성로 근처를 나온 터라 시계가 고장 나면 들리는 쥬얼리 샵에서 시계 수리 하는 기술자에게 돼지국밥집에 대한 소개를 부탁하니 이 집을 가란다. 간판에 일품이 들어간 것을 보니 자신이 있는 모양이다.
돼지국밥집에 저런 플래카드를 걸어놓은 것을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아니 정말 생소하다. 돼지국밥집이라면 그냥 허름한 가게에 바깥에 돼지국밥 끓이는 솥을 걸어놓고, 허기진 서민에게 푸짐하게 한 그릇 내면 그만인 것을 아니 반찬 재사용 한다고 한들 누가 탓하지도 않는데 굳이 저렇게 손님들에게 알리니 고집 있는 주인장임에 틀림없겠다.
젊은 처녀가 서빙을 한다. 연세 많은 주인은 없고, 나중에 키가 큰 총각이 나오는데 주인이냐고 물으니 자기 부모님이 식당을 운영하고 처녀는 자신의 여자친구라고 한다. 그러니까 부모님은 돼짓국을 끓여놓고 휴가를 갔거나 어디로 출타하였고, 그 아들이 여자친구와 같이 손님을 맞고 있었다. 참 기특한 젊은 이들이다.
식당 건물은 낡았지만, 내부는 정갈하다. 손님을 위한 주인의 마음 씀씀이가 느껴진다.
그들의 약속대로 반찬은 최소한 만 차려놓았다. 길손이 좋아하는 부추가 많으니 시쳇말로 '므흣하다' 양파를 유심히 보아도 다시 사용한 흔적을 보이지 않는다.
미스코리아 돼지나 인품 좋은 돼지를 도축하여 만든 특별한 돼지국밥도 아닌 그냥 평범한 돼지국밥집이지만, 내면에는 평범치 않은 포스를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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