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무주의 어느 어죽집

2015. 7. 21. 21:02맛집과 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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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휴가철이라기엔 이르지만 무주 덕유산 리조트에서 2박 3일을 가족과 같이 보내기 위해 찾아가는 길이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무주 시외버스터미널에서 지척에 있는 '금강 민물 매운탕'을 찾았다. 매운탕도 물론 잘하겠지만, 이 집은 어죽으로 유명하다고 한다. 어릴 때 길든 입맛이 북망산천에 갈 때까지 변하지 않겠지만, 주변에 강이 없는 산골에서 자란 길손은 민물고기의 비릿한 냄새가 싫어서 낚시도 하지 않거니와 민물고기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일부러 어죽을 먹으러 가지는 않지만 가끔 먹어 본 어죽은 괜찮았기에 유명하다고 하여 이 집을 찾은 것이다.

 

 

 

 

 

 

 

 

 

아직 이른 점심시간이지만, 이미 놓인 신발로 짐작컨대 이 집의 유명세를 보고 많은 사람이 찾은 듯하다.

 

 

 

 

 

 

 

 

 

'양심껏 정성껏 모십니다'의 양심껏에 눈길이 간다. 빠가 대신에 값 싼 다른 어종을 넣을 수도 있겠고, 인삼과 장뇌 인삼을 구분하지 않고 사용할 수가 있겠지만, 주인장의 양심선언에 감사함을 느끼면서 길손 일행은 '빠가 인삼 어죽'을 주문하였다.

 

 

 

 

 

 

주방 입구 풍경인데 얼마나 바쁘면 저럴까 싶을 정도로 조금은 무질서하게 보인다. 안을 들여다보니 머리를 연한 노란 염색을 한 중년(?) 남자가 요리를 하는데 워낙 바쁘니 민물고기를 담아놓은 수조를 구경하고자 했으나 기회가 되지 않았다.

 

 

 

 

 

 

 

흘려들은 얘기지만, 대구에 전국 5대 짬뽕집이 있다고 한다. 한 번도 가보진 않았지만, 손님들이 요리는 시키지 않고 짬뽕만 시키니 중국 요리사로서 자존심도 많이 상할 것이다. 허구한날 손님들이 줄을 서고 짬뽕만 시키니 성질도 나지 않을까? 아마도 이 식당에서도 그런 현상이 조금 보였다. 모두 '빠가 인삼 어죽'을 주문하는 것이다. 주인으로서는 손님은 많지만, 어죽만을 주문하는 손님이 때론 야속할 것이다. 추측건대 주말이거나 여름 휴가철이 되면 밀려드는 손님으로 북새통을 이룰 것이고, 돈 버는 것도 좋지만 많은 어려움이 예상된다.

 

 

 

 

 

 

 

 

이 친구는 이 식당 주인 부부의 맏이로 보이는 데 능숙한 솜씨로 반찬을 내오고, 식탁에 비닐 보를 깐다. 작업하는 것을 찍으려니 하던 일을 멈추고 못마땅한 표정을 짓는다. 오늘은 서빙 아주머니가 보이지 않고 형제로 보이는 남자 아이 둘이 서빙을 거들고 있다. 대견한 일이다.

 

 

 

 

 

 

 

커다란 뚝배기에 6인분의 어죽이 나왔다. 밥을 따로 시키려고 하였으나 그럴 필요가 없겠다.

 

 

 

 

 

 

 

 

 

 

 

작은 토하(민물 새우)도 보인다. 모든 것이 만족스러웠으나 반찬과 어죽에 나트륨 함량이 조금 많은 것이 마음에 걸렸다. 짠맛에 길든 손님들 때문에 그럴 것이라고 짐작은 하지만, 약간 싱겁게 음식을 내놓았으면 금상첨화가 아니었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어죽 자체는 비린내도 없고 맛이 아주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