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10. 1. 14:15ㆍ스크랩
제법 비도 온다그러고
이맘때 쯤이면 인자 논에서 물을 떨꿔내야 해서 오후에 논에 갔당게요.
마을 쪽 천수답은 전에 돼야지 왔다간 뒤로 현수막을 한쪽이라도 둘렀덩마는 뜸해서 한시름 놨고...
이번엔 저그 아래 흥복 논으로 갔습니다.
찻길도 가찹고 해서 돼야지가 오겠나 싶지만... 해마다 이놈들이 논을 찾아와서 난장판을 맹글었고
올핸 더 유별나게 극성이더라고요.
이 개노무..아니 돼야지노무시키들...
지난번에 논에 가봤등마는 옆에 붙은 논이랑 경계를 지은 쬐끄만 둑은 아예 뭉개서 로타리를 처부렀고
물 잘 빠지라고 고생고생 함서 파올려 논 물고랑은
아따.. 눈을 씻고 찾어봐도 어디로 가부렀는지 없드라고요.
와 조까튼거...어찌께나 약이 오른지...
지난번에 말끔허니 정리했던 모습.
그 때 손에 흙물이 들어서 간신히 지웠던 기억이 새록새록헌디...
그리고 오늘 오후.....
그러니까
이 멧돼지놈으시키가 나으 신성한 노동력을 물거품으로 맹그러버린 거신데
아무리 생각해봐도 가만있으믄 나를 시피 보고 또 올 것이 분명헌지라...
아예 이노무자석을 얼씬도 못허게 본때를 보여조야쓰겄다....싶어서
전부터 생각해논 것이 있어서 맨들기로 했습니다.
인자 느그는 주거써...
예초기 날 이짝저짝 두번 쓰면...사실 아웃이잖아요.
고물로 나갈 판이라 모아뒀는디 도로 끄집어내서 그라인다로 갈았습니다.
뭣헐라고 예초기날을 갈았냐고요?
성질도 급하요이...
조깐 지둘려봇씨요.
그라고 고추말뚝으로 쓰던 녹슨 파이프 갖다가 한 자나 되게 썰어서
한쪽 끄트머리를 망치로 쎄레서 납작허니 맹들고...
예초기날에 파이프를 붙였재라.
허다봉께 해가 빠져서 금방 어두워져서 세 개만 맨들었네요.
낼 마저 맨들어서...
물고랑 다시 쳐 올리고 그 둑에다가 박아놀라고요.
아래사진 맹키로 딱 세와노코 망치로 이짝저짝 침서 박아야지요.
땅바닥에 붙여 박어놓으믄...
멧돼야지 와서 코로 밀기도 하고 좌우로 흔들어쌓는디
그라다 보믄 콧잔등이 우치께 되겠소?
필시 피가 날 거시요.
아 물론 쇠냄시 싫어한당께..미리 알고 안오믄 지도 좋고 나도 좋은디
만약에 앞뒤 안가리고 왔다간 큰 낭패를 볼 꺼시다...
피를 보게 된다 이말입니다.
이제 조만간 멧돼지 사회에 소문이 파다하게 날 꺼시요.
"꿀꿀...모다모여들 봐. 쩌어기 곡성 초곡이라는 산골짝 가믄 땅바닥에 요상하게 생긴 거시 있는디
코로 문떼다 보믄 머시 씀벅허니...아차차 싶어 가만 봉께 피가 뚝뚝 떨어지드란마시?"
"하마트믄 코 떨어질뻔 봤당게."
"먼 그라고 무선 거시 있으까?"
"몰라. 좌우당간.....거그는 가지말어."
콧등에 반창코붙인 놈이 열 두엇에...아예 식음전폐하고 드러누운 놈이 서넛...
혹시 반창코 붙이고 댕기는 놈 보거든
"아...니가 초곡서 이짝으로 도망쳐 왔구마?" 하고 대번에 알아들 보시고
귓방맹이나 한 대씩 갈겨주시구랴.
[원문출처 : http://cafe.naver.com/MyCafeMain.nhn?clubid=11289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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