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농고(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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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농고 가전지의 수달
대구농업마이스터고(구 대구농고)의 실습지에 농업용수를 공급하기 위해 조성된 '가전지' 옆을 지나가다가 큰 물고기의 움직임으로 보이는 물결이 일어 유심히 보니 이곳에 살고 있는 대형 붕어의 몸짓은 분명히 아니다. 자세히 보니 '수달'이다. 2년 전이던가? 어느 여름밤 이곳을 산책하다가 가전지 물너미와 열결된 하수도에서 수달의 실루엣을 본 후, 이곳 가전지에 수달이 산다는 것을 확신하였으나 가전지에서 먹이 질하는 수달을 육안으로 직접 본 것은 오늘이 처음이다. 한참 먹이 질에 열중하다가 길손의 인기척을 느끼고 쌕쌕거리면서 경고를 한다. 사람들이 위해를 가하지 않아 위험한 것으로 여기지 않는 것 같다. 계속 못 둑 주변 물 속을 자맥질하면서 길손의 동태도 살핀다. 겨우내 얼었던 저수지가 녹고, 아직도 찬기가 ..
2022.02.03 -
가을 구름과 집 기러기
가을 초입의 대구농고 벤치에 드러누어 하늘을 본다. 눈이 가는 그곳 하늘을 가로지르는 낮은 구름과 높은 구름이 각기 다른 방향으로 간다. 현재의 우리나라 꼴이다. 어떤 정치집단은 온갖 궤변과 억지, 외면, 묵살로 나라를 운영하면서 세상을 어지럽힌다. 그 구름은 탁하게 보이는 낮은 구름이고, 높은 구름은 그나마 좀 푸르고 맑은 높은 구름이다. 낮은 구름은 남쪽으로 가고, 높은 구름은 동쪽으로 간다. 제 갈 길을 가더라도 서로 다투지만 않으면 좋으련만, 대구농고 가전지 옆에는 오른쪽 물갈퀴가 없는 하얀 집 기러기가 산다. 혼자 외롭게 살다가 누군가 작년에 또 한 마리를 데려다 놓았는데 같은 암컷인지, 아니면 둘 다 수컷인지 아니면 부부인지 나는 알 길이 없다. 그러나 코 위에 난 작은 벼슬이 수컷의 성징을 ..
2020.09.18 -
물갈퀴 잃은 집 기러기
대구농업마이스터고(구 대구농고)에 있는 저수지인 '가전지'에 여러 마리의 오리처럼 생긴 집 기러기들이 있었는데 최근에 어떻게 되었는지 보이지를 않았다. 그런데 오늘 저녁 산책을 하러 가다가 보니 이 학교 학생 여럿이서 이 녀석을 보고 키득거리면 웃고 있다. 아마 짓궂게 하니까 ..
2019.05.16 -
제6회 대구 도시농업 박람회(2)
박람회 마지막 날인데 지척에 있는 박람회장을 찾지 않으면 혹시 미련이 남을까 봐 오후 3시 20분이 넘어서 헐레벌떡 공연장에 찾아왔다. 공연시간은 3시부터 4시까지 1시간인데 이미 몇 곡을 불렀는지 길손이 도착했을 때는 내 취향이 아닌 곡을 부르고 있다. 대구에서 활동하는 '코러스'..
2017.09.10 -
대구농고 너구리
대구농업마이스터고등학교(구 대구농고) 아침 산책길에 학생 실습장을 지나는데 왼쪽 조경 숲에서 길을 건너 먹이 활동을 위해 실습장으로 넘어가는 너구리를 멀리서 보고, 사진에 남기려고 발소리를 죽여가면서 급히 따라가니 너구리가 길손의 미행을 눈치챘는지 길손을 따돌리려고 90..
2017.06.12 -
도시 농업을 꿈꾸는 학교
대구사람들에게는 '대구농고'로 친숙한 '대구 자연과학고' 안에 있는 '가전지'의 풍경이다. 희미하지만, 가을빛이 나무와 물에 내리고 있다. 앞에 있는 건물은 청림초등학교 건물이다. 실습장에는 대봉감도 탐스럽게 익어가고, 보리수나무 밑에서 옛 추억을 더듬으며 보리 똥 열매를 따서..
2016.1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