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월지 두꺼비(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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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꺼비 암컷은 멸종 되었는가?
내가 두꺼비 보호자도 아닐 뿐 아니라 환경관련 시민단체 구성원도 아니고, 두꺼비의 친척도 아니며, 수성구청에서 고용한 일용직도 아닌데 두꺼비 귀신에 씌었나? 이런 생각을 하는 혹자도 있을 것이다. 단지 두꺼비도 숨을 쉬고, 심장이 뛰는 생명체일 뿐만이 아니라 사람을 이롭게 하는 동물이다. 그리고 어릴 적에 시골 초가집에서 황구렁이와 동고동락했던 경험이 있어서 그 연민 때문에 두꺼비의 안위에 신경을 곤두세운다. 망월지에는 이제 100여 마리의 두꺼비가 보인다. 그런데 암컷과 포접한 증표로 두꺼비로 뭉쳐진 덩어리가 두 개밖에 보이지 않는다. 즉 암컷이 2~3마리 밖에 없다는 얘기가 된다. 거의 모든 개체가 수컷으로 보인다. 이것 큰일 났다. 심각한 성비 불균형이다. 온통 암컷을 차지하려는 수컷들의 움직임밖에..
2023.03.10 -
포접(抱接)하여 이동하는 두꺼비
참 기이한 일이다. 내가 망월지에서 불광사 절 마당으로 올라서니 경내를 지나던 어떤 임신한 젊은 아주머니가 두꺼비가 두꺼비를 업고 간다고 말한다. 그녀는 두꺼비의 포접(抱接)에 대해 잘 모르는 모양이다. 그래서 저렇게 수컷이 암컷 등에 업힌 이유가 체외수정을 하기 위함이라고 친절히 설명했다. 어찌보면 물고기와 같이 바보 같은 녀석들이다. 체내 수정으로 쾌감을 얻는 것도 아닐진대 저렇게 기를 쓰고, 업히려고 하니 한편으로 우습기도 하다. 두 녀석을 장의자에 올려놓고, 아주 가까이 찍었다. 일반 개구리라면 어림없는 일이지만, 두꺼비는 할배의 마음을 읽었는지 기꺼이 포즈를 취한다. 암컷 등에 탄 수컷의 등에서 하얀 점액질의 액체가 흐르는데 이것이 두꺼비 독으로 보인다. 이 사진에는 보이지 않지만, 암컷의 머리..
2023.03.09 -
감질(疳疾)나는 두꺼비의 생환(生還)
오늘 오전에 비가 찔끔 오다가 그쳤다. 명색이 망월지 두꺼비 할배인데 두꺼비들의 안부가 궁금하다. 비가 와서 그런지 저수지 수면에 작은 물결이 인다. 며칠 전에도 한 마리도 보이지 않던 것이 오늘은 수십 마리는 되어 보인다. 그러나 아직 멀었다. 수천 마리는 와야 하는데 작년에 망월지의 물을 뺀 양아치들의 소행으로 살아서 귀환한 성체 두꺼비의 수가 눈에 띄게 줄었다. 고놈!! 참! 참하게 생겼다. 기왕이면 수성구청에서 저수지에 던져진 의자라도 건졌으면 더 좋았을 것을~ 아직 덜 자란 작은 개체다. 작년에 겨우 목숨을 부지해서 산에 올라갔던 개체가 아닌가 한다.
2023.03.09 -
망월지에서 미처 발견하지 못한 것들
망월지 주변을 자주 다녔는데도 오늘 처음 발견했다. 두꺼비를 보호하려는 의지가 얼마나 강했으면 두꺼비가 내려오거나 올라가는 길목에 무수한 CCTV가 설치되었다. 빈틈이 없다는 표현이 옳겠다. 정말 촘촘히 설치되어 수성구청에서 앉아서도 현장에 있는 것처럼 리얼하게 두꺼비를 관찰하게 되었다. 이제 한시름 놓아도 되겠다. 대상이 누구든지 두꺼비를 해코지하려다가는 경을 치게 생겼다. 늘 수성구청 칭찬에는 인색하였는데 오늘 모든 두꺼비를 대표해서 자칭 망월지 '두꺼비 할배'가 수성구청장을 비롯한 녹색환경과 직원들의 노고에 감사드린다. 사람들이 착각하는 것이 한 가지가 있다. 두꺼비 새끼가 올챙이보다 커다랗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다. 내가 보기에는 올챙이 때보다 훨씬 몸이 작고, 검은 색을 띄기 때문에 절 마당을 ..
2023.03.08 -
망월지 두꺼비에게 참으로 고무적인 현상이다.
맞습니다. 맞고요!! 황제나 필부나 두꺼비나 생명의 무게는 똑같습니다. 언젠가 관광버스 기사에게 들은 것이 생각난다. 버스를 운행하다가 작은 개구리를 치어도 그 느낌이 온몸으로 전달된다고 한다. 그래서 개구리가 도로에 보이면 치지 않으려고 본능적으로 움직인다고 한다. 망월지 주변을 운행하는 차량들은 바닥을 잘 살피고 다니길 바란다. 작은 미물이라도 치는 것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면 필경 그대는 큰 것(차마 설명을 못 하겠다)을 치고 나서 땅을 치고 후회할 것이다. 어제가 경칩이었다. 채널 25가 어떤 방송인지는 몰라도 정말 감사하다. 수성구청 관계자와 이곳 망월지와 두꺼비에 관한 것을 방영하기 위해 촬영을 하고 있다. 사소한 듯 보이지만, 이것은 분명 장족의 발전을 한 것이라고 본다.
2023.03.07 -
두꺼비들아!! 이제 안심하고 산에서 내려와도 된다.
지난해 4월 하순 이곳 망월지에서는 어느 몰상식한 인간들 때문에 아직 다리도 나지 않은 두꺼비 올챙이들의 99%가 죽는 변고를 당했다. 그래서 올해 이곳으로 찾아오는 성체 두꺼비의 수가 아주 적으리라고 생각된다. 작년의 쓰라린 경험을 되살려 수성구청 녹색환경과에서는 새로운 로드킬 방지 펜스를 치고, 저수지 전체를 비추는 CCTV도 설치했다. 풍문에 의하면, 망월지 적폐 청산위원회의 컨테이너가 놓였던 땅을 대구시에서 매입하였다는 기쁜 소식도 있었다. 망월산에서 오매불망 경칩을 기다리는 두꺼비들아!! 올해는 걱정말고 내려오기 바란다. 아무런 소득도 없는 일에 너희들을 위해서 노심초사하는 나에게 작은 보답이라도 하는 의미에서 흥부의 '박 씨' 말고, 그냥 건강한 모습으로 내려와서 이곳에서 알을 낳고, 다시 망..
2023.02.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