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주차장에서 생활하는 어느 유기견

2017. 2. 9. 10:31살아가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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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략 2~3년 전부터 우리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월세도 내지 않고 살면서 내가 '똘똘이'라고 이름 붙인 유기견의 모습이다. 경계가 얼마나 심한지 사람을 보고 짖지도 않고, 사람이나 차량이 들어오면 차량으로 가까이 다가왔다가 줄행랑을 치는데 아마 주인이 차량으로 데리고 와선 버렸나 보다. 길손이 소시지를 가끔씩 주니 얼굴을 알아보고, 손으로 주는 것을 받아먹는데 그놈의 코와 혀가 내 손끝에 닿지만, 제몸을 만지는 것을 절대 허락하지 않고, 다 먹었으면 멀찍이 물러나서 태연하게 쳐다본다. 오직 먹고 살기 위해 그런 쪽으로 습관이 굳어진 것 같다.


지하주차장 중간의 맨바닥에서 자던 녀석을 누군가 측은지심을 발휘하여 주차장 구석에 방석을 마련하여 잠자리도 마련해주고, 먹이도 준다.







길손의 발소리나 차량 엔진음을 듣고 용케도 뛰어와서 트위스트 춤을 추면서 반기는데 녀석을 온 줄 모르고 차량에 오르려 하면 작은 소리로 '낑낑'거리는 소리를 내며 자신이 있음을 알린다. 개는 엔진의 미세한 소리 차이도 인식하는 것 같았다.








가까이서 보면 저렇게 못생기진 않았는데 멀리서 보면 엄청 못생겼다. 그래서 주인이 길에다 버렸는지도 모르겠다. 동물농장에 제보할까도 생각했는데 저 녀석은 이곳이 더 편할 수도 있어서 그렇게 하진 못하겠다. 굳이 그렇다면 잡아서 동물농장에 자주 나오는 '시지 동물 병원 박순석 원장'에게 데려다주면 되겠는데 원장이 받으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