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멘트 축대에 위태롭게 핀 제비꽃
2017. 4. 17. 13:03ㆍ살아가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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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빛을 띤 자주색의 제비꽃이 고향산천 어느 논둑에 꽃을 피웠다. 예전에는 지금은 고인이 된 친구의 논둑이지만, 그의 가족이 40년 전에 고향을 떠나면서 그와의 인연의 끈도 끊어졌고
엄마 제비꽃 아래에는 아기 제비꽃이 시멘트 축대에 간신히 걸렸다.
엄마의 손을 놓친 작은 제비꽃이 위에서 떨어진 작은 흙덩이에 매달렸다. 원래 흙덩이에 씨앗이 있었는지 아니면 흙덩이에 제비꽃 씨앗이 앉았는지는 알 길이 없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시멘트벽에 매달린 저 흙덩이가 비가 많이 오면 빗물에 휩쓸려서 밑으로 떨어질 것이고, 비가 오지 않으면 말라죽게 될 가련한 처지가 될 것이라는 것을
우리네 인생도 저 제비꽃을 닮았다. 늘 위태하게 오늘을 살면서도 후손 때문에 삶을 이어가는 고달픈 삶의 이야기가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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