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신령인지 겁(怯)이 없으신지

2017. 7. 18. 10:23살아가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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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수율이 30%도 채 되지 않았던 욱수지(旭水池)가 몇 차례 강한 국지성 호우로 80% 정도의 저수율을 보인다. 이미 땅거미가 지고 있는데 건너편에 강태공의 모습이 보인다.







조금 전까지 그렇게 눈 주위를 맴돌았던 하루살이의 왱왱거림도 욱수 골짜기를 통해 불어오는 신선한 바람에 모습을 감추고, 야간 낚시를 준비하는 아저씨의 손길도 분주하다. 낚시꾼이 앉아 있는 오른쪽 산은 가파르고 험하여 사람의 출입이 없는 으슥하고 외진 곳이다. 그곳에 인기척이 있어서 호기심에 그곳으로 가본다.

 





그곳에는 얼핏 보아도 조악하게 만든 침상이 바닥에 붙어있다시피 하고 그 위에 어떤 사람이 누워있다.







이분도 세월을 낚는 건지 아니면 물고기를 낚는 것인지 욱수지에 낚시를 드리웠다. 앞쪽으로는 60도 정도의 절벽이 있어서 위험한 곳이다.







나뭇가지에도 지지대를 삼아 낚싯대를 드리우고 길손과 함께 간 오드-아이 강아지는 하염없이 저수지를 내려다 본다.






간이 침상에서 오늘 밤을 새울 저분은 신선인지 산신령인지 구분이 안 된다. 여름이면 거의 이곳에서 홀로 밤을 지새운다고 하는데 낮에도 으슥한 기운이 감도는 이곳에서 야생동물, 특히 멧돼지의 공격을 받으면 그대로 아래 수심이 깊은 저수지로 떨어질 것인데 보통의 담력이 아니다.


약간 막걸리 취기가 오른 80대 노인은 길손에게 복분자 막걸리를 연거푸 두 잔을 권한다. 그리고 다음에 올 때는 복분자 막걸리나, 더덕 막걸리 또는 밤 막걸리를 사오라고 한다. 불로막걸리는 절대 거절이라고 하시면서 야생에 자연에 그대로 몸과 마음을 맡겨 하나가 된 저분은 산신령인지 신선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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