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에서의 거친 삶
2017. 7. 29. 22:26ㆍ살아가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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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녀석은 요즘 이용하는 사람이 드문 외진 산골짝 주말농장을 지키는 경비견이다. 측은지심이 남 못지않은 길손이 그들의 안위가 염려되어 가끔 찾아가서 위험을 무릅쓰고 작은 소 참진드기를 약으로 또는 손으로 직접 떼어내서 구제하고, 약간의 간식도 주면서 그들의 마음을 얻고 소통을 한다.
어느 날 저녁 밤 9시가 넘은 시간에 친구와 같이 욱수지를 향해 걷는데 주말농장에 저 녀석과 같이 생활하는 대형 동료 견이 엄청난 소리로 짖어서 필경 멧돼지와 사달이 났구나 생각하고, 급히 어둡고 외진 밭으로 들어서니 작은 어미 개만 나와서 길손을 반기고, 오드-아이 저 녀석은 어디로 갔는지 출타하고 없더니만, 멧돼지에게 당했는지 오른쪽 뒷발을 땅에다 딛지를 못한다.
자연 섭리는 놀랍다. 짐승은 아프면 굶어서 병을 낫게 한다고 들었다. 저 녀석은 다리가 부러져서 칼슘을 섭취하려고 그랬는지 섞는 냄새가 진동하는 가늘고 긴 뼈다귀를 씹고 있다. 처음 보는 낯선 장면이다. 가까이서 보니 야간에 밭에 내려왔다가 저 녀석에게 붙잡힌 고라니로 추정된다. 야생의 삶이 순탄치 않을 것이란 것은 알았지만, 저렇게 썩은 고라니 뼈다귀를 씹어 먹는 것을 보니 죽은 고라니도 그렇고, 저 녀석도 불쌍하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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