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8. 21. 22:56ㆍ살아가는 이야기
도토리가 달린 작은 나뭇가지가 나선형으로 빙글빙글 돌면서 떨어진다. 누구의 짓이냐? 잘린 가지는 마치 톱으로 자른 것처럼 깔끔하게 잘렸다.
참나무 밑에서 떨어지는 작은 나뭇가지를 찍으려고 한참을 서 있었건만, 어디서 떨어질지 가늠하기도 힘들고 설령 떨어져도 휴대폰을 조작하기도 전에 빨리 떨어지니 도저히 현장을 잡을 수가 없었는데 도토리가 달린 나뭇가지를 자른 범인은 '도토리 거위벌레'라는 것을 오늘 알았다.
대구농고의 산책길에도 어김없이 도토리가 달린 나뭇가지가 떨어져 있고,
참나무를 쳐다보니 도토리거위벌레가 길손의 눈에 잡힌다.
날카롭게 잘린 나뭇가지에 누렇게 변색한 두 개의 풋도토리가 달렸다.
도토리 밑부분쪽으로 검은 구멍이 선명한데 도토리거위벌레가 구멍을 뚫고 알을 낳은 흔적이다.
도토리를 반으로 가르니 위쪽에 작은 참깨가 붙어 있는 것처럼 보인다.이것이 도토리거위벌레의 애벌레다.
[펌글]
해마다 여름에 산길을 걷다 보면 도토리 몇 개 달린 참나무 잔가지들이 예리한 도구로 절단된 듯 땅바닥에 떨어져 있다. 이러한 장면을 보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다람쥐나 청설모가 범인이라고 생각한다. 다람쥐와 청설모는 도토리를 먹기는 하지만 참나무 가지를 자르는 일은 절대 하지 않는다.
참나무 가지를 자른 범인은 '도토리거위벌레'다. 도토리거위벌레는 크기가 1㎝ 안팎인 작은 곤충으로 도토리가 달린 참나무의 잔가지를 잘라 바닥에 떨어뜨린다. 도토리에 구멍을 뚫어 알을 낳고 일주일 정도 지나면 알에서 깨어나 유충으로 부화해 과육을 먹고 생활한다. 20여일 뒤 도토리 껍질을 뚫고 나와 땅속에 흙집을 지어 겨울을 나고 이듬해 5월 하순께 번데기가 되어 성충으로 우화된다. 성충이 된 도토리거위벌레는 참나무에 기어올라 다시 알을 낳고 가지를 잘라 떨어뜨린다.
암컷이 알을 낳고 가지를 자르는 동안 짝짓기를 한 도토리거위벌레 수컷은 자신의 유전자를 지키려고 주변 경계를 선다. 도토리거위벌레 수컷은 가지 자르는 것을 도와주지 않고 오로지 경계 서는 일만 한다. 다른 수컷이 나타나면 암컷을 차지하기 위한 싸움이 시작된다. 결국은 더 힘센 수컷 도토리거위벌레가 암컷을 차지하게 되고 다시 짝짓기를 시작한다.
3시간 정도 작업 끝에 잘린 가지는 바람을 타듯 천천히 떨어진다. 날개처럼 잎을 2∼3장 달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도토리거위벌레가 알을 낳은 도토리만 땅에 떨어뜨리지 않고 몇 장의 잎과 함께 떨어뜨리는 이유는 넓은 잎이 공기에 저항을 주어 천천히 떨어져 도토리 안에 들어있는 알이 밖으로 튕겨 나오는 것을 막고 도토리가 빨리 마르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지혜로움이 스며있다.
양형호, 국립수목원연구원
더 상세한 것은
http://blog.naver.com/PostView.nhn?blogId=astone77&logNo=220885784947
http://blog.joins.com/media/folderlistslide.asp?uid=okgusool101&folder=11&list_id=15159004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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