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1. 26. 20:23ㆍ살아가는 이야기
목요일 저녁이면 즐겨보는 '순간포착 세상이 이런 일이'을 보려고 하는데 바깥에 소방차 사이렌이 엄청나게 울린다. 이미 119 장비차(?)는 아파트 출입구 쪽에 들어왔고, 대형 살수차는 여러 곳에서 이곳으로 오는 소리가 들리는 것으로 봐서 무슨 일이 생기기는 생겼는가 보다.
소방서에서도 충북 제천에서 발생한 화재로 많은 인명피해가 났고, 그 과정에서 초동대처 미흡으로 소방관이 처벌받는 사태까지 오니 그것을 학습한 대구 소방관들이 발 빠르게 움직인 것이다.
소방차가 오기 30여 분 전부터 평소에는 나지 않던 냄새가 나기 시작해서 딸이 길손에게 무엇을 하느냐고 묻는다. 아무리 둘러봐도 우리 집에는 특별한 것이 없다. 그러나 자꾸 냄새가 바뀐다. 처음에는 음식 냄새가 진하게 나다가 시간이 지날수록 전기배선 타는 냄개가 나기도 해서 약간 긴장하는데 저런 상황이 된 것이다.
이글을 올리기 전에 이미 경남 밀양 어느 병원에 대형화재가 나서 37명이 사망했다는 특보로 난리도 아니다.
계단 바닥으로는 아파트 벽에 비치된 소화전에서 소방호스가 연결되어 냄새나는 집으로 향하고,
'세상에 이런 일이'를 보다가 재미가 없는 내용이 나와서 막간을 이용해서 계단을 내려가니 이런 상황이 벌어졌다. 냄새가 나는 진앙지 출입문은 굳게 잠겼고, 집주인과는 연락이 제대로 되지 않는 상태에서 주인의 허락 없이 출입 문을 임의로 부술 수가 없기에 소방관은 기다란 빠루를 가지고서도 어떻게 할 줄을 모른다.
손해배상이 무서워 저렇게 꾸물거리다가 불이 커져서 아파트가 온통 불에 삼켜지고 사람이 희생되면 그깟 출입문 파손되는 것이 문제냐? 소방관들이 알아서 대처하겠지만, 화재의 단초를 제공한 사람에게도 재산손괴에 대해 생각하고 있다니 정말로 한심한 생각이 든다. 나중에 소위 '똥 싼 놈이 성낸다.'라는 말처럼 그런 어처구니 없는 일도 생기겠지~
냄새가 진동하는 집은 문이 굳게 닫혔고, 인기척도 없으니 애먼 위층집으로 소방관들이 침투했다. 위층에서 아래층으로 내려가는 것이다.
위층 베란다에서 아래층으로 내려갔던 소방관이 아파트 현관 출입문을 열었다. 연기와 냄새가 진동한다.
소방관의 말에 의하면 주인도 없는 주방에 냄비에 뭔가 타서 새까맣게 변하고, 냄비도 녹기 일보 직전이었다고 하니 부주의한 이 집으로 인해 30가구의 목숨이 경각에 달릴 뻔했다. 물론 재산 피해도 상당했을 것이다. 이런 와중에 현관 출입문을 강제로 뜯어내지 못하는 현실을 보고 길손은 말문이 막힌다. 그 집 현관문이 30가구의 재산과 목숨보다 중요하다는 것인가? 언제가 되어야 제정신 차릴 날이 올는지 ㅉㅉㅉ~
이 건물 뒤에 대형 소방차가 6대가 도착해서 대기했다고 한다.
여러 가구를 위험에 빠트릴 뻔했던 집의 창문이 활짝 열려서 연기를 빼고 있다. 그때까지도 주인은 나타나지 않고~~
건망증이 심한 사람은 이런 가스 밸브 자동차단기가 꼭 필요하다. 가스를 켜고 20분이 지나면 자동 차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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