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마지막 날, 산책길에서
2018. 2. 18. 23:38ㆍ살아가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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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염없이 시간은 흘러간다. 벌써 오늘이 설 연휴 마지막 날이다. 약간의 아쉬움이 남지만, 그 아쉬움은 이제 더 쉴 수도 있는데 내일 또 일터에 가야 한다니 하는 아쉬움이 아니라 인생의 황혼을 향해 나아가는 속도가 빨라짐에 대한 아쉬움이다. 가끔 호젓하게 걸어보는 나만의 산책길에서 시지 쪽에 시선을 둔다. 길손이 서 있는 곳은 모산지라는 저수지둑이다.
아늑하게 자리 잡은 '모산지'에는 봄을 기다리는 강태공이 낚싯대를 드리웠다.
낚시꾼의 눈치를 보면서 오리 서너 마리가 먹이질을 한다. 참 한가로운 풍경이다.
까치의 산란 철이 임박했나 보다. 암수 한 쌍의 까치가 전봇대에 집을 짓느라 여념이 없다. 한전에서는 합선을 염려해서 까치집을 해체하고, 또 까치는 해체된 까치집을 다시 복구하고, 서로 숨바꼭질하면서 산다.
집을 짓다가 떨어트린 나뭇가지가 길바닥에 있다. 까치집은 보기에는 엉성하게 보여도 1,000개의 가지를 과학적으로 견고하게 배치하고, 알을을 품는 곳에는 진흙을 바르고, 고라니털이나 새털 등 동물의 깃이나 털을 가져다 만들어 웬만한 비바람에도 끄떡없이 버티고, 비도 많이 새지 않는다고 하니 대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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