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곡(東谷) 양조장

2018. 4. 28. 20:49살아가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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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근교에 동곡(谷)이란 이름의 막걸리와 칼국수가 맛을 아는 사람들의 입소문으로 성업을 한 적이 있었다. 막걸리는 이곳 금천면의 동곡 양조장이고, 동곡 칼국수는 달성군 하빈면 동곡초등학교 맞은편 허름했던 작은 시장 안에 있었다.

 

 

 

 

 

양조장 입구부터 오랜 세월에 녹아내린 시큼한 내공이 밖으로 풍긴다.

 

 

 

 

 

유리창은 일제 강점기에 지었던 건물임을 보여준다.

 

 

 

 

 

동곡 막걸리를 생산하고 있는 동곡 양조장은 1929년 '김한방'이 설립하였으며, 현재 아들 김영식이 운영하고 있는데 90년의 황소고집이 현재까지 명맥을 유지하게끔 하는 동력이 되는 것 같았다.

 

 

 

 

 

 

옛 영광은 어디로 사라졌는지 찾는 이 뜸한 이 양조장의 조용한 분위기가 자꾸만 사라져가는 옛것을 보고 있는 현장인 것 같아서 길손의 마음이 무겁다.

 

 

 

 

 

 

위생상 안에 들어갈 수가 없다고 해서 입구에서 그냥 사진을 남긴다.

 

 

 

 

 

 

6~7년 전에 이곳에 왔을 때는 플라스틱 큰 말 통에 일반 막걸리와 동동주 막걸리를 담아서 팔고 있었는데 지금은 그것을 팔 수가 없다고 하면서 최소 판매단위가 10병이라고 해서 미리 비닐에 넣어두었던 것을 길손에게 내민다. 2~3병을 사려고 했다가 졸지에 10병을 사고 만다. 동동주가 더 잘 팔린다고 해서 10병 모두 동동주로 가져왔다. 가격은 9.000원이다.

 

 

 

 

 

탁자에 올려져 있던 막걸리가 길손이 들고 나가는 막걸리에게 작별인사를 한다.

 

"형제 막걸리야!! 부디 좋은 곳에 가서 새 주인을 기분 좋게 하였다가 나중에는 이름없는 들판에 따뜻한 오줌으로 뿌려져서 한창 자라는 새싹을 건강하게 키우고, 다음 생에서나 만나자 꾸나!!"

 

10병의 막걸리는 갑작스런 이별이 서러워서 그러는지 아무런 대답이 없다. 길손이 잠시 무거웠던 침묵을 깬다.

 

"오냐! 나는 막걸리를 사 가는 길손이다.  네 형제 막걸리를 한 방울도 허투루 흘리지 않고, 맛있게 마셔서 천국의 기쁨을 누리다가 반드시 새싹에 거름이 되도록 조심조심 배설해서 네 형제의 장렬한 마지막이 결코 헛되지 않도록 해주마!! 걱정 말거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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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 고집이 빚어낸 전통의 맛, '청도 동곡막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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