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구리와 야간 조우
2019. 5. 25. 22:00ㆍ살아가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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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구렁이를 놓아주고, 대구농업마이스터교를 가로지르는 도로를 걷는데 오른쪽 가전지(저수지) 옆의 숲에서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너구리를 본 적이 없기에 고양이 정도로 알고 그냥 가는 길을 그대로 가는데 길손이 보니 이것은 너구리다. 여러 번 이 근처에서 본 적이 있어서 구면인데 이젠 아주 도망갈 생각은 하지 않고, 사진을 찍는 길손을 빤히 쳐다본다. 갑자기 날씨가 더워서 더위를 먹었는지 아니면, 세상이 워낙 어수선하니 이놈도 겁이 없어진 것 같다. 진드기가 있는지 연신 뒷다리로 자신의 몸을 벅벅 긁고 있다. 들리는 소리를 봐서 분명히 두 마리가 있는데 한 마리는 수줍음이 많아서 숲에서 나오지 않는다.
산책하는 사람들이 먹을 것을 가지고 다니지를 않는데 가까히 다가온 이 너구리를 가엾이 여긴 어떤 사람들이 먹을 것을 주었는 듯하다. 애절히 쳐다보는 폼새가 뭔가 여러 번 얻어 먹은 폼이다. 앞으로 야간에 산책을 하게 되면 잡식성인 너구리의 습성을 이용해서 먹을 것을 가지고 이넘들과 친하게 사귀어 봐야 할 것같다. 혹시 '세상에 이런 일이'나 '동물농장' 프로그램에 나올 수도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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