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12. 21. 21:42ㆍ살아가는 이야기
풀이 돋아나는가 했더니 어느새 겨울로 접어들었다. 야생동물에게는 고난의 계절이다. 특히 이곳에 남은 고라니는 이 겨울을 힘겹게 보낼 것이다.
이곳은 아주 작은 야산이다. 사월초등학교 담장을 따라 난 길을 따라 올라가는 중이다.
주택개발지와 야산을 통하는 곳을 장벽으로 막았지만, 개구멍은 있었다. 이곳을 매일 산책한다는 남자와 잠깐 조우했는데 고라니를 본 적이 있느냐고 물었더니 가끔 보는데 어미와 새끼 두 마리가 산다고 했다. 아마 올해 초에 보았던 다른 고라니들은 죽음을 무릅쓰고 탈출했거나 아니면 자연사하였을 것이다.
고라니들의 이동 흔적이 작은 틈으로 보인다. 얼마나 지나다녔는지 반질반질하다.
카메라만 밑으로 넣어서 찍어보았다.
야산은 성인의 걸음으로 채 100 보가 되기 전에 끝이나고, 고라니를 막을 튼실한 울타리가 보이는 경작지가 나타난다.
고라니가 세 마리가 버티는 채 1,000평도 되지 않는 작은 야산의 모습이다.
길손도 개구멍을 힘겹게 통과하여 주택개발지로 넘어 들어왔다. 이곳은 '샤갈의 마을'이라는 주택단지가 들어선다고 했다. 지난번에 왔을 때보다 더 황량하게 변했다. 고라니가 은신할 곳이라곤 없다.
개발지 건너서 성암산의 모습이 보인다.
고라니의 마지막 은신처였던 작은 저수지는 모두 사라지고 그 너머로는 만리장성 같은 견고한 철판 벽이 멀리서도 보인다.
최근에 배설한 것으로 보이는 고라니 똥이 있는 것으로 보아 주변에 고라니가 있는 것은 확실하다.
개발지 주변에는 아직도 선사시대 유물을 발굴하고 있는 흔적이 많다. 그래서 개발이 더디게 진행된다.
저수지는 흔적만 겨우 남았다.
금방 날이 저문다. 경산시에서 중산지를 저렇게 잘 다듬어 놓았다.
고라니가 성암산으로 올라가려면 죽음을 무릅쓰고 통행량이 많은 이 왕복 8차선 도로를 건너야 하는데 그곳에 설치된 장벽은 호랑이 할배가 와도 뛰어넘을 수가 없다.
욱수천의 모습이다. 저 아래에는 망덕걸이 있는데 고라니가 이곳으로 탈출할 수가 있을까? 높은 축대로 그것도 불가능하다.
저 작은 언덕같이 생긴 야산에서 숨을 죽이고 살아갈 고라니의 처지를 생각하니 쫌 거시기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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