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야산 고라니
2020. 3. 21. 17:00ㆍ살아가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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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그 고라니들은 길손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농민에게서 공공의 적으로 지목된 고라니지만, 길손의 외로운 산책길에 그들을 볼 수가 있어서 반갑기도 하고, 밉기도 한 복잡한 기분이다. 그들은 자신들의 보호색을 믿는 건지 최대한 가까이 가기 전에는 도망가지 않는다. 파란 순이 막 돋아나는 탱자나무 아래에서 휴식을 취하다가 도망가는 것이다.
이곳은 먼 옛날 사람들이 만든 토성(土城)으로 이루어져서 경사가 완만하여 고분(古墳) 유물이 많이 출토된 곳이다.
이 외진 곳에 있는 외딴집에도 최근 사람이 들어와 산다. 어떤 사연이 있었던 것인지 낮에도 으스스한 기운이 감돌았던 곳에 사람의 훈기가 느껴진다.
누군가 양봉을 하다가 실패한 것 같다. 부서진 벌통이 여기저기 흩어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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