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꺼비 올챙이들의 군무(群舞)

2020. 3. 31. 17:00살아가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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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월지 가장자리로 접근하는 길손의 인기척을 느낀 커다란 블루길이 커다란 물결을 일으키면서 도망간다. 아마도 두꺼비 올챙이를 포식하고 있다가 도망가는 것이다.







열흘 전에 이곳에 왔을 때는 날씨도 제법 쌀쌀하였고, 두꺼비 올챙이도 지금보다는 작아서 움직임이 거의 없었었는데 오늘 날씨가 포근하니 올챙이들의 움직임이 활발하다.






이렇게 얕고, 장애물이 있는 이곳이 두꺼비 올챙이에게는 가장 안전한 피난처다.












왼쪽 저수지 가장자리에서 낚시하고 있는 저 친구는 이제 고등학교를 갓 마쳤을 나이로 보이는데 무슨 사연이 있는지 이곳에서 자주 블루길 낚시를 한다. 지난번에도 지나가면서 블루길을 잡으면 죽이라고 하였더니 대뜸 신경질을 낸다. 아마도 저 친구는 낚시하는 손맛을 느끼는 모양이다. 그러니 그로서는 블루길이 많을수록 좋은 것이다. 길손이 어렸을 때는 젊은 사람이 낚시나 바둑에 심취하면 안 된다는 조언을 듣고 살아왔다. 시간을 많이 빼앗긴다는 것이다. 한창 공부할 나이거나 취업을 할 나이에 저 짓을 하고 있는 꼴을 보니 누구 아들인지 참 한심하기도 하고, 가엾게 느껴진다.






검은 실루엣은 두꺼비 올챙이들이고 그 경계선에 블루길 여러 마리가 호시탐탐 기회를 노린다. 새 떼나 정어리 떼가 포식자에 맞서기 위해서는 군집 형태로 모여야 하는데 그 집단에서 이탈하는 개체는 즉시 포식자의 먹이가 된다. 가만히 지켜보니 그 대열에서 이탈한 올챙이는 즉시 블루길의 밥이 된다.






길손이 가끔 찾는 작은 물웅덩이는 들어오는 물이 없어서 많이 오염되어 있다. 저 탁한 물에서 생명을 이어갈 수가 있을까? 그렇게 많던 북방산개구리 올챙이도 드문드문 보인다.






물 공급이 중단된 입구에 도롱뇽알이 힘겹게 누워있다. 나뭇가지로 조심스럽게 옮겼지만, 중간에 툭 터지고 만다. 신기하게도 그 속에는 작은 생명이 있었다. 조심조심 손톱으로 잡거나 물로 씻어서 물이 좀 더 많은 곳으로 옮겼다.







근처에 있는 다른 웅덩이에 아직 부화하지 않은 도롱뇽알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