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좁은 야산에서 고생하는 고라니

2020. 4. 4. 17:00살아가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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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 블로그에 '개발지에 갇힌 고라니'로 여러번 포스팅을 했다. 앞에 바로 보이는 언덕 너머 비교적 넓은 곳에 있던 고라니들이 경산시의 택지개발 때문에 서식지가 자꾸 좁혀지더니 급기야 이제는 1,000평 남짓한 작은 야산에서 산책하는 사람들에게 부대끼며, 고라니가 살아가고 있다. 여러 번 이곳에서 그들의 발자국과 배설물을 보았지만, 오늘 처음 이곳에 서식하는 고라니 세 마리를 드디어 목격했다.







고라니가 도망친 곳으로 가보니 그들이 쉬었던 흔적이 쉽게 보인다.






늙은 아카시아 고목이 쓰러진 그곳에는 아늑한 쉼터가 있었다. 탱자나무 가시가 나름대로 보호막도 되어주고







반질반질한 그곳에는 조금 전 도망쳤던 고라니의 온기가 아직 남아 있는 것 같다.






땅바닥에는 고라니 털이 수북하다.






그들이 지나다닌 나뭇등걸 밑으로는 작은 발자국도 무수히 나 있고,








이곳저곳 고라니가 쉬었던 흔적이 보인다.







방금 배설한 고라니 배설물도 보이고






오른쪽 밑의 공사장에서 들려오는 소음이 사람에게도 부담스러운데 극도로 소음에 예민한 고라니가 어떻게 견딜까? 살아도 산 것이 아니리라


















이 좁은 곳에서 산책하는 사람을 피해서 아니면 먹을 것도 없는 곳에서 먹이 질하러 무수히 다닌 흔적이 역력하다.






그나마 먹거리가 있는 밭은 저렇게 장벽을 둘러서 언감생심일 터이고, 길손이 판단하건대 이 고라니들은 도망할 곳을 찾지 못하고, 최후의 한 마리까지 죽어야 그들의 고난이 끝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