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8. 4. 15:21ㆍ재미있는 동물세계
수생곤충 개구리 항문 통해 산채로 탈출해
살아남으려면 무슨 일인들 못 할까. 개구리에게 잡아먹힌 딱정벌레가 항문을 통해 탈출할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일본 고베대의 신지 수기우라 교수 연구진은 3일 국제 학술지 ‘커런트 바이올로지’에 “참개구리(Pelophylax nigromaculatus)의 배속으로 들어간 콩알물땡땡이(Regimbartia attenuata)가 나중에 항문을 통해 산채로 빠져나온다”고 밝혔다.
연못에 사는 곤충인 콩알물땡땡이는 물방개와 비슷한 모습이지만, 육식성인 물방개와 달리 수초만 먹고 산다. 자연에서 두꺼비가 독이 있는 벌레를 삼켰다가 뱉어내는 경우가 있지만 천적의 뱃속까지 들어간 곤충이 뒷문으로 살아나온 사례는 이번에 처음 발견됐다.
◇6시간 이내 대부분 항문 빠져나와
수기우라 교수는 지난해 어린 참개구리에게 다 자란 콩알물땡땡이를 먹이로 줬다. 연구진은 어린 개구리는 큰 먹이를 감당하지 못하고 뱉어낼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예상과 달리 105분 후 딱정벌레가 산채로 개구리의 항문을 통해 빠져나왔다.
연구진은 이후 실험을 통해 콩알물땡땡이의 93%가 6시간 이내 개구리의 배를 통과해 항문으로 탈출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딱정벌레는 항문으로 탈출할 때마다 배설물을 뒤집어쓴 상태였다. 소화기관의 근육은 단단하게 수축해 내용물을 붙잡고 있지만 배설을 할 때는 느슨해진다. 연구진은 딱정벌레가 다리로 개구리의 괄약근을 자극해 배변 반사를 유도한다고 추정했다.
실제로 연구진이 딱정벌레의 다리를 접착력이 강한 수지로 고정한 채 개구리에게 먹이면 모두 살아나오지 못했다.
◇비슷한 다른 곤충은 살아남지 못해
다른 수생곤충은 콩알물땡땡이와 같은 능력을 갖추지 못했다. 연구진이 비슷한 수생곤충인 애넓적물땡땡이(Enochrus japonicus)를 참개구리에게 주자 모두 살아남지 못했다. 24시간 뒤 딱정벌레의 일부분이 배설된 적은 있었다.
수기우라 교수는 “이번 연구는 먹잇감이 천적의 소화기관에서 배변 활동을 유도해 능동적으로 탈출한 첫 사례”라며 “앞으로 딱정벌레가 어떻게 개구리의 괄약근이 풀어지도록 하는지 구체적으로 살펴보겠다”고 밝혔다.
https://www.youtube.com/watch?time_continue=3&v=qbefo_vUzog&feature=emb_title
참개구리에게 먹혔다가 항문으로 살아나오는 콩알물땡땡이./커런트 바이올로지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8/04/202008040034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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