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무원 없는 야간 간이역에서
2020. 10. 2. 14:47ㆍ살아가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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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무원도 없는 쓸쓸한 초가을 어느 시골 간이역으로 야간열차가 들어온다. 하루에 고작 3~4회 다니는 열차는 바쁜 사람이 타기에는 너무 한가롭다. 국민학교 다닐 때 철없는 호기심으로 10리 길을 땀에 젖어 연신 미끄러지는 고무신을 신고 뻘뻘 땀을 흘리며 철로에 도착한 동심은 주머니에서 못을 몇 개 꺼내 철로에 얹고, 뜨겁게 달구어진 철길에 쪼그려 앉아 귀를 댄다. 언제 올 줄 모르는 기차를 주린 배를 참으며 기다리고 기다리다 열차가 지나가면서 바퀴에 납작하게 눌린 칼처럼 생긴 못을 하나씩 들고, 땟국물 흐르는 목덜미를 작은 손으로 연방 훔치면서 납작한 못을 전리품인 양 손에 들고 개선장군처럼 집으로 돌아왔던 그 시절이 아련하기도 하고, 눈물겹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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