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롱뇽 알 구하기
2024. 2. 24. 13:35ㆍ살아가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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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크리트 흄관을 따라서 떠내려온 도롱뇽알을 구하기 위해 어제 임시방편으로 큰 돌 몇 개를 물막이로 하고, 물을 가두어 놓은 곳에 도롱뇽알을 모두 모아 두었었다.
이슬비가 내리다가 그것도 그치니 물이 모두 흙 속으로 스며들고, 도롱뇽알들만 낙엽과 함께 덩그러니 알몸으로 남았다. 약간 징그러운 느낌이 들었지만, 모두 손으로 모아서 그들 어미와 친구들이 있는 곳으로 옮겼다.
살 것이라는 확신도 없지만, 그냥 죽게 내버려둘 수가 없어서 무당개구리알과 친구들이 있는 곳으로 던졌다. 그리고 그들의 운명은 하늘에 달린 것이다.
그런데 갑자기 주변 개구리알 틈에서 작은 움직임이 얼핏 보였다. 처음에는 미꾸라지인 줄로만 알았다. 미동이 멈춘 그곳에는 놀랍게도 알을 낳기 위함인지, 아니면 알을 지키기 위함인지 그간 한 번도 목격되지 않았던 도롱뇽 어미가 있는 것이다.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제 알을 구출한 것을 알고, 몸짓으로 고마움을 전하는 것 같았다. "도롱뇽아! 나는 흥부처럼 박씨를 바라지도 않으니 그저 올해는 이곳에서 낳았더라도 내년에는 절대로 이곳에 알을 낳지 말거라!! 자식 농사 피농(폐농廢農의 방언)한다."
어미 도롱뇽은 기온이 낮고, 끈적거리는 무당개구리알 틈에서 제대로 움직이지도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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