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4번 버스에서
2024. 7. 15. 17:02ㆍ살아가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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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경북대병원을 다녀오다가 환승한 724번 버스 안에서 모처럼 진한 인간애(人間愛)를 느낀다. 버스 운전석 뒤로 처음에는 곰 인형과 박슬비 학생의 명찰이 달린 작은 토끼 인형이 '안녕'하는 것만 눈에 들어왔다. 이름도 예쁜 슬비 학생이 명찰을 버스에서 분실하였구나!
그러다가 눈이 인형 위로 향했다. 그곳에는 아무렇게나 찢어 붙인 메모가 있다. 아마도 이 724번 버스를 타고 다니는 학생이나 직장인이 버스 기사가 마련한 막대 사탕을 먹고, 그것을 준비한 버스 기사에게 감사의 말씀을 적어놓은 것으로 짐작된다. 내가 14~5년 전에 과거 직장에 출퇴근하면서 이 724번 버스를 많이 애용하였는데 그때 모든 승객에게 승하차 시 인사하는 연세가 제법 된 기사 분이 있었다. 처음에는 무척 낯설었으나 그것이 진심임을 나중에 알고 나도 먼저 인사하려고 노력했었다. 오히려 승객들이 그의 인사를 외면하여 나 스스로가 낯이 붉어졌던 기억이 오늘도 이 724번 버스에 오르는 나에게 "안녕하세요?"라고 먼저 인사를 건넨 이 기사님으로 인해서 14~5년 전의 기억이 반추가 되었다.
옳고 그름도 제대로 판단하지 못하고, 제 하고 싶은 대로 사는 세상에 작은 막대사탕이 빛과 소금으로 우리에게 다가왔다. 앞으로는 이 작은 플라스틱 사탕 상자에 승객의 따뜻한 마음을 담은 막대사탕을 우리 서로 보충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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