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12. 22. 23:00ㆍ맛집과 요리
세월의 무게를 느낄 나이가 되니 이젠 좁은 골목길에 허름하게 생긴 곳을 찾게 된다.
그곳은 화려하거나 눈을 즐겁게 할 미사여구적인 것도 거의 보기가 힘들다.
반월당역에서 내려 "진골목"을 찾으며 내려가는데 추위로 걷는 이들의 몸이 움츠려져 있다.
*반월당(半月堂)
반월당은 대구에서 한국인이 세운 최초의 백화점이다. 현재 백화점은 사라지고, 반월당은 인근의 지명으로 통용되며, 인근에 교차로가 형성되어 반월당네거리라고 명명하였는데 이는 반월당을 지명이 되도록 하였고, 지하철 개통과 함께 역명 역시 반월당역이 되었다. 현재 반월당이라고 하면 반월당네거리 혹은 반월당역, 역과 연계된 지하쇼핑몰 일대를 이른다.[출처 : 위키백과]
사진 중앙으로 대구백화점 방향으로 들어가는 입구가 있다. 젊은 친구들이 많이 다니고 있다.
큰길을 걸어가면서 좌측을 보니 약령시장 골목이다.
큰길에서 진골목 있는 곳으로 들어선다.
한정식 '백록식당'이라는 간판이 보인다. 참으로 작고 소박하다.
얼마나 많은 인생선배가 다녔던 길이었던가, 님들은 가고 없지만 골목은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골목 입구에 작은 비석이 서 있다. '진 골목'이란 말은 '긴 골목'의 경상도 사투리이다. 이곳이 보존지역이라고 한다.
여성 국채보상 운동을 시작한
진(긴)골목
1907년 2월 21일 대구 군민대회에서
남자들이 나라 빚을 갚기 위해 금연을 결의하자
진골목에 살던 일곱 분의 부인이 패물을 바쳤고
패물헌납운동은 전국으로 확산됐다.
남의 집 처마에 붙여놓은 소박한 간판
고색창연한 대문
"이발소 그림 아니오?" 라고 묻자, 주인장 침을 튀기며 혈압을 올린다. 목단그림으로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 가라면 서러워할 분이 그린 것이라고~ 작가의 호를 들었으나 술을 마시다 까먹었다. 쩝~
싸구려 병풍이겠지만 좋게 보이는 것을 보니 나도 나이를 먹었나 보다.
일단 고사리가 상에 보이니 입맛이 당긴다. 우측은 톳 나물이다.
처음에는 이렇게 깨끗하게 시작했는데
오늘의 메인 술안주인 과메기, 비닐에 담긴 과메기 6봉지를 고시패스하여 공무원으로 성공한 친구가
포항에서 보내온 것이다. 사진 찍으려고 박스에서 4종류를 꺼냈다.
어느 포항아지매의 손길인지 정갈하고 가지런하게 다듬어져 있다.
접시에 조금 놓여진 과메기에 기름이 번질거린다.
잠시 못참고, 한 점을 싸고 있는 너는 누구냐?
전복회도 선을 보인다.
빈대떡인데 무엇으로 만들었는지 모르겠다. 그냥 통과!!
검은 갈색으로 보이는 것이 싸리버섯이던가? 엄청 맛있다.
과메기로 텁텁해진 입 속을 시원한 배추부침개로 닦아내었다.
한잔 걸치고 나오는 길 골목에 앉아 있는 어린 숫넘, 하여간 저넘들은 나를 잘도 알아본다.
왜냐고? 보신탕을 먹지 않으니까 경계를 푸는 모양이다.^^
추위때문에 많이 놀아주지 못하고 떠나려니 섭섭하다. 5~6개월 된 듯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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