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1. 21. 18:27ㆍ살아가는 이야기
연이어 사흘간 송현동을 다녀왔다.
팽팽한 긴장감을 다소 낮춰보려고 찾아간 곳이 송현동 주택가에 위치한
작은 사찰 "보성선원"이다.
이름만으로는 스님들이 참선하는 곳인 줄로만 알았다.
그렇지 산새 소리와 맑은 물소리 들리는 곳이 제격인데 주택가에 禪房이 있을려고?
사찰 간판은 소박하였으나 안으로 들어가니 제법 넓은 터에 자리 잡았다.
땅값이 오르기 전에 절터를 구매한 것이 틀림없겠다.
미리 넓은 터를 찜한 창건주의 혜안이 그 맥을 잇는 후세 사람들에게 편안함을 준다.
좁은 주택가 골목길에 소박하게 세워진 보성선원 간판
제법 넓은 터에 보성선원이 자리잡고 있다.
부처님을 모신 대웅전
大雄殿은 대웅보전이라고도 하는데. 항상 가람의 중심이 되는 전당으로, 큰 힘이 있어서 도력(道力)과 법력(法力)으로 세상을 밝히는 영웅을 모신 전각이라는 뜻이다. ‘대웅(大雄)’은 고대 인도의 ‘마하비라’를 한역한 말로, 법화경에서 석가모니를 위대한 영웅, 즉 대웅이라 일컬은 데서 유래하였다.
위의 석가여래삼존불상(삼존불은 과거·현재·미래불을 함께 모시는 것)과 복장유물은 보물급이라고 하며, 조선 인조 23년(서기 1645년도)에 조성된 불상이라고 한다.
신중단에 위치한 관세음보살
영가단에 위치한 지장보살
창건주인 보성당 보혜선사(寶性堂 普慧禪師)
이미 입적하신 창건주 보혜선사는 백양사의 서옹(西翁,1912~2003) 대종사를 은사로 득도하였다고 한다. 부질없지만 본관이 나하고 같으니 어쩐지 보통의 인연이 아닌 것 같다.
어느 師第가 師兄인 보혜선사를 추모하는 글을 비문에 남겼다.
지금 보성선원은 주지 스님인 '한북'스님이 주재하시는데, 마침 처음 가는 날 스님에게 맑고 맛있는 차를 여러 잔 대접받았다. 정기간행물도 제작하시는데 글솜씨가 보통이 아니었다.
그날 많은 젊은 여성 신도분들이 분주하게 움직여서 무슨 일이 있나 했더니 주변의 형편이 어려운
노인분들에게 점심대접을 하는 날이라고 한다. 감사한 일이다.
그래서 인터넷으로 보성선원을 찾아보니 여러 美談이 있어서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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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의 등불, 지혜의 등불을 밝히는 부처님오신날, 최영화 불자님, 정주영 불자님, 전정숙 불자님이 신록처럼 풋풋한 마음을 담아 장학금을 주셨습니다. 소중한 인연의 끈으로 맺어진 우리 어린이들이 건강하고 지혜롭게 자라서 밝고 아름다운 마음으로 사람과 자연을 사랑하는 사람이 되어 주길 기원합니다.”
대구 보성선원의 ‘장학금 공양문’ 내용이다. 재단법인 선학원 소속 대구 보성선원(주지 한북 스님)은 매해 부처님오신날 인근 초등학교 두 곳에 보낼 장학금을 전달한다.
지난 부처님오신날에도 보성선원은 인근 대남초교와 대서초교, 두 초등학교 교장 선생님을 초청하여 장학금 전달식을 했다. 인원이 많은 대남초등학교에는 4백만 원을, 대서초등학교에는 2백만 원을 각각 지불했다. 장학금을 모연해준 최영화, 정주영, 전정숙 불자님의 아름다운 이름이 들어간 ‘장학금 공양문’을 주지 한북 스님이 전달했다.
대서초등학교에서는 각반 선생님들이 가정 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을 선별하여 10만원씩 계좌에 송금하는 방식으로 20명에게 장학금을 지급하였고, 대남초등학교에서는 33명에게 같은 방식으로 10만원씩을 나누어주었고 70만원은 졸업식 때 사용하기 위해 적립해 두었다.
보성선원으로부터 장학금을 받은 초등학교 어린이들의 감동적인 감사편지들.
그런데, 대남초등학교 정우용 교장선생님이 지난 7월 8일 32명의 아이들이 쓴 감사의 편지를 직접 가지고 보성선원을 찾았다. 장학금을 받은 어린이들의 고마움의 편지는 하나같이 감동적이었다.
“토요일 쉬는 시간에 선생님이 저를 부르셨어요. 선생님께 가보니 보성선원에서 공부 잘하는 아이에게 장학금을 주는데, 선생님이 저를 추천하셨어요. 저는 그 말을 듣는 순간 나 자신이 뿌듯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더 열심히 공부해서 지금보다 더 나은 아이가 될 것이라고 마음을 잡았어요. 그리고 저는 태어나서 장학금을 처음 받아봐서 지금이 진짜인가 가짜인가 볼을 꼬집어보고 싶을 정도입니다.”
“어른이 되어서 보성선원에 계시는 스님처럼, 좋은 일에 힘쓰고 어려운 환경에서 지내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훌륭한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보성선원에 계신 스님! 앞으로도 학업에 열심히 임하는 학생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저에게 많은 금액의 장학금을 주셔서 너무나 감사한 마음입니다. 아버지께서 직장을 잃으셔서 집이 많이 어려운데 어머니께서 감사한 마음을 전하라고 하시고 제가 커서 훌륭한 사람이 되어 꼭 어려운 사람을 도우라고 말씀하셔서 저도 그렇게 할 것이라고 마음속으로 다짐을 하였습니다. 지금은 비록 형편이 어렵고 공부도 잘못하지만 지금부터라도 열심히 노력해서 꼭 저의 목표를 이루고 말겠습니다.”
“저는 이 장학금을 저에게 왜 주셨는지 알아요. 공부 열심히 하고 나쁜 길로 가지 말라고, 그리고 커서 꼭 훌륭한 사람이 되라고. 저는 공부를 꼭 열심히 해서 커서 꼭 훌륭한 사람이 될게요. 돈이 헛되지 않도록 열심히 할게요. 앞으로는 바른 길로 가고 숙제도 꼬박꼬박하고 공부도 하루도 빠짐없이 잘 하겠습니다. 그러니 절 항상 지켜봐 주세요. 그리고 이 은혜 잊지 않고 이 은혜 꼭꼭 갚겠습니다.”
“솔직히 저는 제가 생각하기에도 장학금을 받을 수 있을 만큼 공부를 잘하지도 못하고, 오히려 성적도 낮은 편에 속하고, 따로 특별히 잘하는 것도 없는데 그런데도 장학금을 주신 것에 대해 매우 감사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제 이전보다 더 열심히 공부할 것이고, 더 적극적으로 수업할 것입니다. 그런데 지금 제 말이 너무 뻔한 거짓말이라고 생각하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 제가 한말은 전혀 거짓말이 아니고, 내일부터 실천할 것입니다.”
올해 보성선원 장학금은 세 불자님의 원력으로 만들어졌다. 최영화, 전정숙 불자는 먼저 세상을 떠난 자식의 왕생극락을 발원하며 희사하셨고, 정주영 불자는 사법고시학원에서 받은 장학금 전액을 쾌척했다. 보성선원에는 현재 남아 있는 장학기금이 4백 50만 원 가량이고, 또 매월 일정액이 적립되고 있으므로 내년 장학금 마련도 그다지 어렵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보성선원으로부터 자비의 쌀을 수령해가고 있는 지역 어려운 주민들.
한편 보성선원은 지난 7월 1일, 천수다라니 독송 천일기도 회향법회를 봉행했다. 이날 보성선원은 의미 있는 행사를 진행했다. 회향의 의미를 살려 사찰 주변 지역의 주민 가운데 경제적으로 어려운 저소득층 가정을 대상으로 ‘자비의 쌀 나누기’ 전달식을 신도님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가진 것이다. 송현1동 우철구 동장을 대신하여 원혜숙 복지팀장에게 ‘자비의 쌀 나누기 공양문’을 전달했다. 20Kg 들이의 쌀을 모두 136가구에 나누어주었다. 당초 5백만원 가량 동참을 받는다면 성공이라고 생각했는데, 9백 21만원의 시주가 들어왔다.
‘자비의 쌀 나누기’는 주민센터(동사무소)에서 해당 주민들에게 교환권을 나누어주고, 이 교환권을 받은 주민들이 직접 절로 와서 쌀을 받아가게 했다. 부처님께 고마움을 느끼도록 하기 위해서다.
출처 : http://www.mediabuddha.net/bbs/board.php?bo_table=07_1&wr_id=96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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