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4. 15. 22:26ㆍ살아가는 이야기
누군가 큰 도로 옆 인도에서 유화를 그리다 잠깐 자리를 비웠다. 물감은 겉이 제법 굳어있었고,
그림의 주인은 어디갔는지 보이지 않는다.
서양화를 전공하기로 큰 꿈을 가졌을 주인공은 지금 길가 화가로 자리매김하리라고는 생각도
하지 못했을 것이다. 말라가는 물감과 그림 앞에 깨끗하게 빨아져서 가지런히 놓인 붓을 보며
내 마음 한구석이 퀭하게 뚫리는 것을 느낀다.
좌측 상단에 작가의 프로필이 붙어있다.
이곳은 우리나라에서 대표적으로 널리 알려진 두꺼비 최대 산란지인 망월지이다. 건너편에는
불광사가 날로 교세를 확장하고 있는데, 반대로 두꺼비들은 갈수록 쇠퇴하고 있다.
4~5년 전 이맘때면 까만 두꺼비 올챙이들이 큰 무리를 이루며 저수지 가장자리로 몰려다녀서 장관을 이루었는데 오늘은 아무리 봐도 올챙이 한 마리 없다.
신선한 물이 들어오는 이곳도 마찬가지로 올챙이 한 마리 보이지 않는다.
물속을 자세히 보니 올챙이는 없고, 사찰에서 방생한 민물자라가 황급히 도망간다.
낚시꾼이 들어 보이는 고기 망엔 블루길만 잡혀있다. 그의 말에 의하면 이곳 망월지엔 붕어도 한
마리 없고, 모두 외래어종인 배스와 블루길뿐이라고 하는데~ 그넘들이 육식어류여서 올챙이 알과
올챙이들을 모두 먹어버렸기 때문이라고 한다.
2~3년 전쯤에는 "*색연합"이란 자연보호단체가 저수지 둘레로 작은 그물망을 친다. 뭐한다
야단이더니 올해는 아무런 조치도 없고, 그냥 수수방관만 하는 모양이다.
저수지 안내판에는 두꺼비 서식지이니 낚시 등을 금한다고 하였는데, 이 무슨 엇박자인가?
오히려 낚시를 장려해서 올챙이의 천적인 블루길과 내스를 잡아야 하는데~
참으로 어이없고, 한심하다.
올해 올챙이가 없다면 두꺼비 개체 수는 급감할 것으로 보이는데 지금이라도 저수지 물을 빼고
그물로 블루길과 베스를 적극적으로 없애야 한다.
말로만 자연보호를 외칠 것이 아니라 실질적인 방법을 모색하여 이른 시일 내에 행동으로
옮겨야 제대로 두꺼비를 보호할 수가 있다.
저수지를 지나 500미터 정도 상류에 있는 개울이다. 이쪽 좌측으로는 물이 고여있는 웅덩이가 있다.
왼편으로 웅덩이가 조금 보인다.
바로 이곳이다. 내가 이 동네에 산 지 15년 정도 되었는데~ 해마다 이곳에 산개구리와 도롱뇽이
알을 낳은 것을 보아왔다. 그넘들도 생각이 있는 것 같다. 흐르는 물에는 아무리 고요해도 알을
낳는 법이 없다. 비가 많이 내리면 떠내려 간다는 것을 알기 때문일까? 어김없이 올해도 부화
되어 작은 올챙이들이 보인다.
사진 중앙에 도롱뇽의 알이 보이는데, 아직도 부화가 되지않았다.
그 옆에는 혼탁한 아주 작은 물웅덩이가 있는데 모기유충으로 만원이다.
스치로폼 조각으로 물을 떠보니 올챙이와 며칠 후면 태어날 도롱뇽 알 3개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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