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7. 10. 22:09ㆍ살아가는 이야기
아파트 가까이에 어마어마한 면적을 가진 농업고등학교가 있다. 지금은 자연과학고로 멋지게
변경되었는데 역사가 100년이 넘는다.
학생들이 출중하지는 못해도 농업을 사랑하는 마음은 많이 있는 것 같다.
실습실 건물벽에 쓰여 있는 '農者天下之大本' 이란 글귀가 이를 뒷받침 한다.
쏟아 붓던 소나기도 그치고, 학교를 둘러보러 나선다. 학교 관계자도 아니지만 공원화되어
인근 주민이면 모두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이기에 더욱 정감이 가는 학교다.
교정 안에 작은 산을 이용하여 참한 산책길이 조성되어 있다. 그 정상부근에 있는 꽃, 이름이 부들레야
꽃에는 문외한이라 꽃을 즐길 자격이 없다. 원추리꽃이 아닌가??
꽃부분이 꼭 벌레먹은 듯 한데, 이것도 패스
분명히 이런 안내판이 있는 것은 그럴만한 이유가 주변에 있기 때문이다.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 이다. 왠 밥상(팝콘)을 저리 어질러 놓았나?
이 식물을 보니 옛 생각이 난다. 국민학교 다니던 코흘리개가 고무신을 신고 여름이면 소를 몰고
가까운 산으로 향한다. 산골짜기에서 방목을 하는 셈이다. 나는 집에서 토끼를 기르고 있기에
막간의 시간을 이용하여 토끼에게 먹일 풀을 마련해야 한다. 바로 그 풀이 저것이다. 경상도
방언으로 씬내이(쓴냉이?)라고 했는데 큰것은 얼추 어린아이 키만큼 자란 것도 있다.
왠 쑥이지?? 하면서 보는데 잎사귀를 뜯어 냄새를 맡아보니 영락없는 쑥이다.
쑥을 심을 리가 없고, 다시 생각하니 아무래도 국화같다.
나무마다 리본이 달려있다. 자세히 보니 한전에서 나무에 특고압 케이블이 밑으로 지나가니
조심하라는 얘긴인데~ 예끼 이 나쁜 넘들아 저것이 바람에 날리고 헤어지니 저렇다.
준영구적으로 플라스틱이나 나무로 군데 군데 경고판을 설치하거라~
허구 헌날 진드기에 시달리고 떨어진 꽃봉오리가 지저분하다고 어떻게 무궁화를 국화로 했나?
라면서 흥분하던 일부 학자들의 견해에 나도 동감하지만 오늘 보니 좀 이쁘네!!~~
식물에 물을 주는 스프링 쿨러 시설인가 보다. 간단해서 좋다.
인공으로 조성된 연못에 식재한 부들(나도 간판보고 알았다)
이것을 보면 하드(얼음과자) 생각이 난다.
수면에 파문이 이는 아래를 보니 제법 씨알 굵은 붕어가 놀고 있다.
아들과 고부간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김밥을 먹는다. 저녁은 이곳에서 아예 때울 모양이다.
시골집 장독대에 있었던 해당화이다. 오래간만에 보고 뭔지 몰라 한참 기억해 내느라 고생했다.
해당화 열매의 속살이다.
이렇게 무성하고 키 큰 할미꽃은 처음이다.
실습하는 장소인 논에는 벼가 무성히 자라고 있다.
과거의 추억을 잊지 못하는 늙은 부부가 해질녘의 논길을 걷는다.
해 넘어가는 실습농장에서 무엇인가 열심히 찾던 왜가리들이 인기척을 느끼고 일제히 고개를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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