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12. 19. 14:52ㆍ맛집과 요리
전남, 전북지역을 돌다가 장성 백양사 입구에서 1박을 하게 되었다. 일행들의 의견이 장성에
쇠고기가 유명하니 꼭 먹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곳에 들리는 모든 사람들이 주로가는
홍길동*** 라는 집이 유명하다고 해서 그쪽으로 발길을 돌리려는 찰나 우리를 태우고 가던 소형버스
기사님이 다른 곳을 추천한다. 지역면민들의 사랑을 받는 곳이라고 한다. 유리창 너머로 보이는
풍경처럼 정말 소박하고 작은 고깃집이다. 그러나 어쩐지 깊은 내공이 전해진다.
우리 일행은 모두 16명이다. 들어가니 작은 자리가 가득찬다. 우리가 좌석을 채운 후에 동네 주민들
몇팀이 왔지만 자리도 없고, 고기도 떨어져서 손님을 받지 못한다. 주인장이 죄송하다고 연신 말씀을 드린다. 이곳은 전남 장성군 북이면 사거리에 있는 '한우마을'이다.
등심가격 1근에 45,000원이면 착한 가격임에는 틀림없다.
대구에서는 '뭉티기'라 불리는 생 쇠고기, 정말 입에 찰싹 들러붙는 식감이 예사롭지 않다.
다른 부위는 큰 흥미를 끌지 못했으나 이것은 나의 관심을 받기에 충분하다. 복판살(낙엽)이라고 하는데 정말 낙엽처럼 생겼다.
광주에서 살고 있는 사촌 여동생이 보내준 홍어회
홍탁 3합을 하고자 하였으나 소고기로 전부 가득 배를 채워 돼지고기가 없이 막걸리를 준비하였으나
일행 중의 1명이 꾸역 꾸역 막걸리로 폭탄주를 만들겠다고 우긴다. 이미 소주로 취기가 돌대로 돌았으나 거역할 수 없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먼저 맥주잔에 맥주를 3할 정도 채우고, 위에 막걸리를 3할 정도 섞는다.
두가지가 섞인 술 위로 복분자술이 첨가된다.
그위로 다시 소주가 투하된다.
거의 완성이 되었다. 참 색깔도 곱다.
숫갈로 잘 저어야 한다면서 제삿밥에 숫갈 거꾸로 꼽듯이 꽂아서 휘~이 휘~이 저어준다.
내몫으로 돌아온 것인데 원샷으로 해결했다.
* 에필로그
주인장은 참으로 맑은 사람이었다. 이윤에 급급하는 그런 장사치가 아니라 진실의 푸줏간을 운영하는 그런 사람같았다. 작은 면단위에 있는 작고 소박한 식당이 지역토착민의 사랑을 받는 이유을 알 듯도 하였다.
그날 우리는 그집 고기를 완전히 동을 내고 술도 동을 내고 말았다.
우리때문에 헛걸음 한 한우고기 매니아들에게 죄송하고, 번거롭겠지만 한번 더 그곳으로 발길을 돌려주셨으면 하는 바램이다. 주인장 말씀이 전국 어디라도 요청이 있으면 싼값에 배송을 한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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