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 맛집> 감동을 느끼게 하는 대구요리집

2013. 1. 19. 12:50맛집과 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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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포항 입구에 자리잡은 '양지바위횟집'  건물입구가 어쩐지 부자연스럽다. 외포항을 들어오기 위해

건너야 하는 양천교 교량 끝에 자리잡아 아스팔트길이 비스듬이 횟집을 막고 있다. 

 

밖으로 보이는 것은 그저 촌스런 고만고만한 시골횟집이지만 안에 들어서는 순간 주방을 보면

어마 어마한 포스가 느껴진다.

 

1월 말까지는 입이 커서 大口라고 불리는 생선이 외포항에서 경매가 되고, 길손들은 싱싱한

대구찜이나 대구탕을 맛볼 수가 있다.

 

 

 

양지머리 횟집에서 등을 돌려 방파제를 바라보면 저 멀리 우측 방파제에도 줄을 지어 대구를 말리고 있다. 작은 어항이지만 이곳이 진해만 인근에서 잡히는 모든 대구가 모이는 곳이며, 제일 큰 경매장이 있다고 한다.  

 

 

 

대구는 태어난지 2년이 지나면 50Cm 정도로 빨리 자라고, 큰 것은 1m 가량 되는 대구도 있단다.

한창 대구가 귀하던 시절엔 마리당 30여 만원을 홋가하던 것이 정부와 어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치어방류 사업을 하여 지금은 먼바다에서 지내던 대구가 산란철을 맞아 진해만으로 들어오다가 어민들에게 잡힌다.

 

어민들은 암컷의 불룩한 배에서 알을 짜내고, 숫컷의 몸에서 정액을 채취하여 그릇에 담아 휘~ 휘~

잘 저어서 수정을 시킨 다음, 바다에 뿌려준다고 한다. 대부분은 물고기들의 밥이 되겠지만 일부는

살아남아 다시 이곳 남해안으로 고향을 찾아 회귀한다고 한다. 시장에서 팔리는 대구 중에 배가 홀쪽한 것이 있는데 이것이 대구를 잡은 어민들이 즉석에서 알을 채취하여 그렇단다. 대구를 구입하시고

배가 훌쭉한 것이 있다면 대구들의 자손을 번창시키고, 더불어 우리도 싸게 대구를 맛볼 수 있는 갸륵한 행동이 있었다고 생각하고, 넓은 아량으로 보아 주시길!!

 

대구는 평소 무리지어 이동하는 습성이 있고 수심 200 m 깊은 바다에서 살지만 매년 12월 ~ 1월경이 되면 태어난 곳으로 회귀하기 때문에 싱싱한 대구를 맛보려면 1월 중에 외포항을 찾아야 한다.

 

 

 

 

미기탕은 물메기탕을 뜻하는데 '미기'는 메기의 이 지역 방언이다.

 

 

 

대구찜 5인분을 시키고 기다리고 있는데 기본 상차림이 나왔다. 평소 못보았던 것을 자세히 본다.

 

 

 

이것은 대구알로 담근 '대구 알젓'이다. 맛을 보니 그렇게 짜지고 않고 식감이 우수하다.

 

 

 

이것은 바닷가에서 흔히 볼 수가 있는 톳이다.

 

 

 

난생 처음보는 것이라 궁금하다. 이것은 염전에서 자라는 '세발나물' 이라고 하는데 가늘어서

그렇게 이름 붙였나 보다, 겉으로 보기보다는 맛이 괜찮아서 두접시 더 시켜먹었다.

 

 

 

짜~잔~ 1인분에 15,000원의 대구찜이 나왔다. 뽈찜이 아니라 대구찜이다. 접시 우측으로 연잎이 보이고,  좌측에는 김치덩이가 보인다. 군데 군데 대구의 곤이가 구색을 내고,

 

 

 

연잎에 뭔가 숨겨져 있다.

 

 

 

자세히 들여다 보니 '곤'도 제법 들어있다.

 

 

 

김치로 뭔가 말아서 접시에 놓았다.

 

 

 

 

 

 

1인당 1개의 연잎 말이와 1개의 김치말이가 배당되는데 연잎에는 대구찜 한조각, 대추 한개, 은행 다섯알, 곤이 한개씩 들어있다. 연잎이나 김치에 싸는 이유는 대구의 살이 연해서 부스러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 이집에서 고안한 방법이라고 한다.

 

 

 

김치말이 한개를 내몫으로 가져다 놓았다.

 

 

 

 

해체를 하니 이곳에도 대구찜이 들어있다.

 

 

 

곁들여 먹는 세발나물도 맛이 있다.

 

 

 

싱싱한 대구찜 한쪽 위에 세발나물과 대구알젓을 곁들여서~~

 

 

 

마파람에 게눈감추듯이 해치운다. 젓가락 교통사고 날 뻔했다.

 

 

 

 

찜을 먹고 나니 곧 이어서 대구탕이 나온다. 양이 장난이 아니다. 처음에는 곤을 열심히 먹었는데

나중에는 물리려고 한다. 큰 그릇에 내온 탕이 너무 많아서 같이 나온 밥은 전부 먹지 못하고 남겼다.

 

 

 

남해안의 어류로 만든 탕종류는 모두 맑은 국물인 '지리'로 나온다. 회를 먹고 나오는 매운탕도

빨간 국물에 익숙한 내게 상당한 충격을 주었다. 그들의 얘기로는 빨간 국물 매운탕은 손님이 남긴 것이나 신선하지 않은 것을 감추기 위해 붉은 고추가루를 넣는다고 인식을 하여 맑은 지리가 아니면

먹지를 않는다고 한다. 이 대구탕도 뽀얀 국물로 만든 지리이다.

 

 

 

밑에 있는 밥은 한톨도 건드리지 않고 나왔는데 저녁때까지 배가 그득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