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4. 3. 21:59ㆍ맛집과 요리
이곳 '명가 장어'집은 그 흔하고, 요란한 연예인 사진도 연예인 Sign 도 한 개 없다. 그러나 입소문을 타고, 토박이뿐만 아니라 관광객들도 어떻게 알았는지 이곳을 많이 찾는다. 거제도에 있는 음식점이 대부분 그렇듯 이곳에도 상냥하고 미리미리 챙기는 서빙은 5% 부족하다.
거제도에서는 대체로 서빙이 조금 부족해도 조선소 잠바 부대가 사소한 것에 개의치 않고 자주 찾아주기 때문에 굳이 친절할 필요도 없다. 화이트칼라 部隊라면 조금 달라질 수도 있는데 이곳은 도시 전체가 거의 블루칼라 물결이다. 거제도를 폄하하는 것이 아니고, 이곳 문화가 그렇게 형성이 되었다는 것이다.
당연히 이 집도 상냥한 서빙과는 한참 거리가 멀고, 음식 재촉하다가는 덩치 큰 서빙 아줌마에게 직설적인 무안을 당할 수가 있으니 유념해야 한다.
실내도 그저 서민들이 애용하기 좋은 약간은 거칠고 수수한 곳이다. 그러나 장어구이는 값에 비해 맛이 있고, 비린내가 나지 않아 처음 먹어보는 사람들도 불편함을 느끼지 않는다.
이곳을 가끔 이용하다 보니 이번이 두 번째로 올리는 포스팅이다. 내가 그들의 사주를 받아서, 아니면 장어 한 마리라도 더 얻어먹고 이러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인상이 범상치 않고 덩치가 山만 한 서빙 아줌마에게 무안당한 것을 생각하면 당장 좋은 곳이라고 지난번에 올렸던 글도 내리고 싶지만, 우리가 서빙 아줌마보고 아나고 구이를 먹으러 간 것이 아니기에 감정을 누르고 '잘하는 것은 잘한다'고 한다.
어디를 가나 간판에 '원조' 를 강조한 곳이 있다. 그런데다 한술 더 떠서 바로 옆집이 '진짜 원조' 라고 간판을 올리면 고객은 어떤 것이 원조인지 헷갈리고, 어디로 가야 할지 황당할 수도 있다. 이 집은 그 흔하디흔한 원조 간판을 달지 않았다. 그런 간판을 단다고 해서 세금 더 내라는 세무서의 성화가 없을 텐데도 말이다.
대다수는 원조도 아니면서 원조라고 하는 것이 요식업계의 일반적인 현상이다. 그래서 현명한 소비자는 元祖라는 용어에 방점을 두지 않는다.
원래 어느 동네의 맛집을 찾는다면 관공서 근처에 가라는 말이 있다. 그것은 틀린 말이 아니다. 아니 그게 옳다. 대체로 버스정류장처럼 뜨내기들이 많이 다니는 곳에 맛집이 없다는 것도 경험에 비추어 그렇다.
굳이 맛있게 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기차나 버스 시간에 쫓기는 사람들이 맛을 음미할 시간이나 있겠는가? 뭣이든 뚝딱 만들어서 빨리 주면 그만인 것을!!
그와 비슷한 곳이 관광객이 많이 모이는 곳이다. 섬(島) 관광을 온 관광객들은 유람선들이 출발하거나 도착하는 곳에서 빤히 앞에 보이는 근처 식당으로 눈들이 가는데~
그곳이 특히 가게에 연예인 사진 잔뜩 붙여놓고, 예의 '** 해물탕' 등으로 호객하는 곳으로 간다면 필경 음식을 먹고 난 후에 연예인의 호들갑만을 믿은 것을 후회하게 될 것이다.
내가 경험하기론 그런 류의 원조식당과 아무런 표시없는 맹 식당이 같이 있는 식당골목에 토박이나 근처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식당을 찾을 때는 그 흔한 원조라는 집에는 가지 않고, 아무런 표시 없는 소박한 집에 모두 모여든다.
왜냐하면, 굳이 그렇게 연예인 사진으로 가게를 도배하지 않아도 맛있는 음식을 만드니 자연히 그곳으로 발길을 돌리고, 주인은 선전을 대대적으로 하지 않아도 제 발로 많은 손님들이 찾아오니 연예인의 사진이나 사인이 전혀 필요 없다.
토막 낸지 한참이나 지난 아나고 머리가 불판에 올려지자 살려달라고 요동친다. 꼭 뱀대가리 같아서 기분이 섬찟하다.
양파와 슬라이스 생강을 얹어 먹으니 비린내가 없다.
구운 장어를 찍어먹는 초장
장어탕인데 이것도 비린내가 없다. 6.000원이다.
나트륨이 건강에 나쁘지만 그렇다고 고등어 젓갈을 물리칠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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