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6. 7. 13:44ㆍ살아가는 이야기
장승포에는 '느태'라고 불리는 곳이 있다. 거제도에는 내륙의 지명과는 많이 다른
'느태' '팔랑포' '구조라' '공곶이' '홍포' '능포' 등 아름다운 포구이름이 많이 있는데 이곳 느태도 예외는 아니다.
느태 넘어가는 고갯마루에 자리잡은 영타암
능포동에서 두모동 (杜母洞) 느태마을을 넘어가는 고갯마루에 서 있는 노란색 표지판이 길손의 눈길을 잡는다.
느태마을은 지금은 대우조선해양이 있는 곳으로 생각되는데, 고개를 넘으면
임시가옥이 한, 두 채 있고, 개를 사육하는지 개 짖는 소리만 요란하다.
능포 봉수대 안내판이다.
봉수대 방향으로 오르다가 어느 가신님의 유택에서 잠시 뒤로 바라본 곳에 장승포항이
앞을 가리는 소나무 사이로 살포시 맛보인다.
산악용 자전거를 이용해도 무리가 없겠다.
봉수대 직전에 있는 전망대로 옥포방향을 빼곤, 사방이 잘 보인다
능포항과 방파제
능포 조각공원 방향의 바다
멀리 희미하게 가덕도의 실루엣이 보이고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다. 마치 슬로우 모션으로 돌아가는 활동사진을 보는 것처럼
인기척에 몸을 일으킨 고라니가 앞쪽의 돌담을 천천히 넘어간다.
워낙 예견치 못한 일이어서 미처 사진 찍는 것을 망각하고, 뭔 일이야? 하면서 그냥
멀뚱히 쳐다보는 내 꼴이 우습다. 충분히 카메라에 넣을 수가 있었는데 하는 아쉬움이
능포항 물결처럼 밀려왔다.
세파에 지친 고라니도 빨리 도망하지 않고 저 숲에 가만히 있는데 내 눈에는 보이지
않는다. 거제도는 섬이기 때문에 항상 궁금한 점이 있었다. 멧돼지가 있느냐?
고라니는 있다. 그러면 뱀은 있나? 아직 뱀에 대해서는 알아보지 않았다.
장승포 해안로를 따라 조그만 텃밭을 가꾸는 분들에게 물어보니 고라니는 많이 살고
있으며, 작물을 망가뜨려서 텃밭에 방어망을 높게 쳐놓았다.
멧돼지는 바다를 헤엄쳐서 건널 수 있는 능력이 있는데, 멧돼지는 적어도 이곳 능포
일대에는 서식하지 않는 것 같다.
봉수대 터 중앙에 자리잡은 둥근 돌과 건교부에서 설치한 측량표지석
방금 도망간 고라니 녀석의 응가
능포항 방면으로 내려가는 길
능포항 쪽으로 내려가다가 느태방파제 쪽에서 오는 큰길을 만나 다시 느태 대우조선
해양 방향으로 발길을 돌려 한참을 걸어가는데 낚시꾼 외엔 아무도 지나는 이 없는
외진 길에 흐릿한 사람의 흔적이 보인다.
그냥 스쳐지날 수도 있는 길옆에 작은 흔적이 얼핏 보인다.
산자락 입구에 있는 작은 텃밭을 오르는 길, 사람이 다닌 흔적이 거의 없다.
소나무 사이에 뭔가 인공의 흔적이 보인다. 이곳은 경사도 제법 가파르고, 도무지
텃밭을 일굴 장소도 아닌데, 세속이 싫은 어떤 사람이 이곳에 피안의 세계를 만들었나? 그냥 지나치려니 궁금하여 견딜 수가 없다.
세상으로부터 감출 무언가 중요한 것이 있는지 출입금지라는 경고와 함께 자물쇠로
입구를 굳게 잠갔다.
안을 몰래 들여다 본다. 이곳은 아마 간간히 휴식을 취하거나 농기구를 보관하는 장소인 듯하다.
가파른 경사가 있는 산허리를 저 정도로 만들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고가 있었을까
텃밭 위로 얼기설기 쳐놓은 붉은 노끈의 용도는 뭘까? 공중으로 공습하는 새들을
막기에는 너무 엉성하고, 새들을 물로 보는 것은 아닐까?
가지가 제법 목을 내밀었다.
느태 방파제에서 바라본 능포 넘어가는 고개
능포동과 두모동 느태가는 고갯길 정상에서 바라 본 대우조선해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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