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령에서의 추억만들기

2013. 7. 25. 10:46여행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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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천해수욕장이 한 눈에 내려다 보이는 전망좋은 언덕에 자리잡은 '환상의바다 리조트'에 여장을 풀었다. 창문을 열면 바다에서 불어오는 강한 바람으로 에어컨이 필요없을 정도로 시원하여 더욱 좋았다. 앞마당에는 야외풀장이 있어서 어린이들에게 인기만점이다.

 

 

 

 

오후 5시 정도의 해수욕장은 썰물로 인해 제법 넓은 모래밭이 나타났다.

 

 

 

 

이곳은 오전에 밀물이 들어오고, 오후엔 썰물로 빠져나간다. 바다 빛은 동해와 남해의

그것과 사뭇 다르다. 앞에 보이는 타워는 꼭대기에서 도르래를 타고 맞은편으로

내려가는 놀이시설로 높이가 상당하였다. 한 번 타는데 16,000원이라니 조금 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사진은 오전에 찍은 것인데 밀물이 들어와서 해변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 앞으로

보이는 동네에서 머드축제가 벌어지는데 이상하게도 우리나라 사람보다 외국인들이

머드 축제에 관심을 가진다.

 

백인처녀 흑인처녀 히스패닉처녀 할 것없이 전부 비키니 차림으로 거리를 활보하니

눈은 풍년이다. 진흙탕에서 얼마나 뒹굴었는지 머리카락과 온몸에 진흙이 떡칠되어

웃으면 이만 보인다.

 

 

 

 

 

서해안은 석양이 일품이라더니 사실 그렇게 보였다. 떨어지는 낙조는 사람을 센치멘탈하게 하지만 그래도 지는 노을 보니 내가 살아있다는 실감이 난다.

 

동해안에 사는 사람들은 일출을 마음껏 보고, 서해안에 사는 사람들은 일몰을 본다.

일출을 마냥 보다가 일몰을 대하니 마음이 새로워진다.

 

 

 

 

환상의 바다 앞마당에는 통기타 라이브 공연도 있다. 나이가 조금 많은 남자와 20대

처녀로 보이는 뮤지션이 7080 노래를 부르는데 전반부에는 처자가 부르고, 후반부에는 남자가 부른다.

 

리조트 주차장에 앉아서 술도 없이 듣는 소박한 공연이지만 이런 배려를 해준 리조트측의 정성에 감사한 마음이 든다. 이곳은 워크샵하는 장소도 있으니 워크샵을 계획한다면 이곳을 고려해볼 만 하다.

 

 

 

 

 

후반부에 나오는 남자가수인데 목소리가 괜찮았다.

 

 

 

 

이 짙은 바다가 밀물과 함께 한 생명을 데리고 떠났다. 19일 오후 7시 50분경에

친구들과 이곳에서 놀던 고등학생이 파도에 휩쓸려 실종되었다.

 

어린 학생들이 낯선 여행지의 바다에 도취하여 물불 안 가리고 바다에 뛰어들었다가

저런 가슴 아픈 사고를 당하니 가족은 물론이고 소식을 듣는 부모 된 입장의 우리도

마음이 착잡하다.

 

태안의 소용돌이치는 바다에서 꽃다운 5명의 남학생들이 사설 해병대훈련소에서

극기훈련을 하다가 불귀의 객이 되어버린 사건에 이어 바로 이곳 대천해수욕장에서

고등학생이 변을 당하니 우연치고는 뭔가 조짐이 이상하다.

 

태안에서는 고등학생들이 죽음의 문턱을 넘는 순간 인솔교사와 교장은 술을 마시고

있었다니 어이가 없다. 만에 하나라도 교직원들이 해당 업체로 부터 리베이트를

받았다면 해양경찰의 수사에서 밝혀질 것이고, 사실이라면 엄히 단죄되어야 한다.

 

 

 

 

 

20일 오전부터  해양경찰청의 구조헬기가 저공, 저속비행으로 실종자를 찾기 위해

애를 쓰고 있다. 아마 조종사도 자식 같은 학생의 시신을 찾고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헬기의 움직임에서 몸으로 느껴진다. 찬찬히 밭고랑을 타듯이 차례차례 수색하는 모습을 보면서 한국 해양경찰의 국민에 대한 봉사정신이 투철하다는 것을 느꼈다. 

 

 

 

 

 

파도가 이는 암초 부근 상공에서 호버링하는 헬기의 연락을 받고, 해양경찰의 작은

보트가 접근하고 있다. 참 서글픈 일이다. 어린 학생의 부모형제의 슬픔은 어찌할꼬~

 

 

 

 

 

오후의 바다는 파도가 크게 일고, 하늘은 쾌청한데 죽은 자는 곧 잊혀지고, 살아있는 자는 또 이곳에서 한 생명을 앗아간 바다를 탓하지 않고 마냥 즐기고 있다.

 

어느 집에서는 사랑하는 가족을 잃어 울고 있고, 어느 집에서는 그 시간에 사랑하는

사람의 결혼으로 행복해하는 모습이 오버랩되면서 뒷맛이 씁쓸하다. 

 

 

 

 

 

바람이 거세져서 파도가 치니 바다로 들어가는 사람이 드물다. 그 위에서는 구조헬기가 하염없이 수색을 하고~

 

 

 

 

 

파도가 크게 이는 바다 위에서 구조헬기가 오후에도 활동을 개시했다. 20시간이 지나면 시신이 떠오른다고 하는데 그 시간을 맞춰서 집중 수색하는 것으로 보인다.

 

 

 

 

해수욕객의 안전을 위해 세워진 망루, 이곳에서 근무하는 사람은 자신의 가족을 염려하는 마음으로 해수욕객들의 안전을 책임져 주면 고맙겠다.

 

 

 

PS :  학생의 시신은 이틀 후에 해안에서 발견되었다고 한다. 고인이 된 학생의 명복을

        빈다. 부디 공부 걱정없는 세상에서 편히 쉬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