庵子가 없는 양지암을 간다.

2013. 8. 17. 09:19살아가는 이야기

728x90

 

'양지암'을 가기 위해서는 능포를 지나야 한다. 거제시에서는 능포항에 문화시설과 상가, 휴게시설이 들어서는 친수공간을 조성한다는데 매립공사가 한창이다.

 

 

 

 

                                              [출처 : 뉴시스]

 

 

 

 

매립용 돌과 흙을 실어나르는 바지을 끄는 예인선이 잠시 움직이는데 유황성분이 많은

선박용 디젤유 때문인지 매연이 장난이 아니다.

 

 

 

 

 

 

 

 

 

능포 어촌계 아주머니들이 바다에서 건진 성게에서 성게알을 채취하고 있다. 검은

가시가 난 성게를 손으로 쪼개자 힘 없이 떡 벌어지고, 티스푼으로 알을 긁어내는

간단한 작업이다. 거제도에서는 성게비빔밥 재료로 많이 사용된다.

 

 

 

 

지금 오후 4시가 조금 지났지만 바람 한 점없는 포구 주변은 마치 화로 주변에 있는 것처럼 무척 뜨겁게 느껴진다. 그런데 이 분은 능포 부두의 뜨거운 시멘트 바닥에 앉아 그물용 부이를 만드느라 여념이 없다. 모자도 쓰지 않고서~

 

 

 

 

낚시광인 家長을 따라 가족들이 능포항으로 피서겸 낚시를 왔다. 무료한 어머니와 딸은 나무 그늘에서 다정하게 얘기를 나눈다.

 

 

 

 

동물농장에 자주 나오는 눈썹 그린 개를 모방하여 능포 작은 가게에도 눈썹을 그린 개가 마스코트로 살고 있다.

 

 

 

 

장차 이 폐그물을 어떻게 처리하려고 그러는지 궁금하다.

 

 

 

 

이 분은 낚시로 물고기를 잡는 것이 감질났던 모양이다. 아주 스킨스쿠버 장비를 착용하고 작살까지 동원하여 물속으로 들어가기 위한 채비를 마쳤다.

 

 

 

 

작살도 있고,

 

 

 

 

 

 

 

양지암을 가기 위해선는 이 철문을 지내야 한다.

 

 

 

 

가파른 절벽을 올라온 낚시객들이 귀가를 서두른다.

 

 

 

 

 

처음 이곳 양지암을 찾았을 때는 절을 찾으려고 노력했다. 암자가 있을 만한 공간이 없었는데 발견하지 못한 것으로 오인하고 다시 와서 찾아야지 하고 돌아왔지만, 그러나 나중에 안 사실은 양지암은 작은 암자가 아니고, 양지암 등대가 있는 바다로 향하는 가장 바깥쪽 바위 이름인데 임진왜란 당시 옥포대첩 전설과 관련 있다고 한다.

 

 

 

 

 

바위에 새겨진 표지석이 통상 군대에서 사용하는 투박한 차트체가 아닌 제법 세련된

글자체에다 이곳을 상징하는 그림까지 있다. 주역의 괘같은 그림도 있고~ 

 

 

 

 

누구의 아이디어인지 참신하다. 글자체도 독특하여 세련되고 뭔가 혁신한다는 느낌을

주기에 충분하다. 군대 특유의 딱딱한 글자체가 아니어서 정말 다행이다.

 

 

 

 

달걀이 먼저냐? 닭이 먼저냐?  이런 질문이 생각나게 하는 묘한 장소이다. 첫 번 째 이곳 양지암 등대를 포스팅할 때도 이곳을 올렸는데 볼수록 신기하다. 그냥 묘지 두 기가 평범히 있는데 뭐가 이상하냐고?

 

이곳에 조상을 모신 분은 헬기를 타고 다니시기 좋도록 헬기장에다 묘지를 조성하였든지 아니면 남의 조상묘에 헬기장을 만들었든지 둘 중의 하나일 텐데~

 

 

 

 

묘지주변에 견고하게 만든 벙커까지 있으니 이곳의 유택은 철통같은 경계로 인해

도둑맞을 일이 없겠다.

 

 

 

 

묘지 상석이 놓일 자리에 커다란 헬기착륙장이 있으니 조상님이 출타하실 때 헬기를 타시면 더욱 빠르게 이동할 수 있어서 좋겠다. 그런데 정말 어느 것이 먼저 조성되었나? 묘지냐?  헬기장이냐?  아니면 뭔가 말 못할 사연이 있나?

 

 

 

 

번호까지 있으니 조상님이 돌아오실 때 길 잃는 일은 없어서 좋겠다!!

 

 

 

 

 

양지암 바위 절벽 위에 늠름한 기상으로 서 있는 양지암 등대

 

 

 

 

깊은 절벽 밑에도 낚시꾼의 발길은 피할 수가 없다.

 

 

 

 

 

 

 

 

 

 

 

 

절벽 밑으로 보이는 바다.

 

 

 

 

등대에서 바라본 거가대교 방향, 해무에 가려 대교는 보이지 않는다.

 

 

 

 

대우조선해양에서 건조 중인 고정석유시추선도 보이고

 

 

 

 

 

 

 

이곳의 시설물을 관리하는 주체가 거제시인지 아니면 해수부인지 알 수가 없지만, 이렇게 무심하게 지내도 괜찮은가? 꼭 사고가 나서 인재라고 대서특필되고, 경찰에 이리저리 불려다녀야 정신을 차리고, 사후약방문으로 수리하려고 기다리는가? 녹슨 철망은 이미 뜯겨나간지 오래이고, 구멍이 뻥 뚫린 틈으로 절벽 아래의 바다가 마치 제물을 기다리는 악마의 입처럼 시퍼렇게 벌리고 뭔가 떨어지는 것을 기다리는 것 같다.

 

 

 

 

 

 

 

누군가 실수로 이곳으로 떨어지기를 기다리는가? 이곳을 관리하는 등대지기든지 이곳에

산책하거나 관광 왔을 사람들이 한두 명이 아니었을 텐데도 녹슬어 훼손된 지 제법 오래되어 보이는 이곳 철망에 대해 관심을 가진 사람들이 한 명도 없었다는 말인가? 아니면 누군가 직무유기를 하였던가? 정말 무관심이 무서운 시대다.

 

 

 

 

 

 

안테나처럼 생긴 것이 절벽 위에 서 있다.

 

 

 

 

 

 

섬 안의 섬으로 고립된 이곳에도 야생이 살아 숨 쉰다. 석회 물질의 배설물로 보아

육식동물이 확실하다. 좁은 지역이지만 건강하게 살길바란다.

 

 

 

 

 

 

사람의 발길로 접근이 어려운 절벽으로 출조하였던 낚시꾼들이 능포항으로 돌아오고 있다.

 

 

 

 

 

뱃머리에 거꾸로 앉은 사람이 북을 치고, 그 북소리에 맞춰서 노로 작은 배를 저어나가는 배 위에 탄 한 무리의 사람들이 보인다. 카누경기를 바위 위에서 준비하는 것도 아닐 텐데, 물고기 잡으려고 그러는 것 같지도 않고, 무척 힘겨워하는 것이 멀리서도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