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10. 22. 16:43ㆍ살아가는 이야기
느태와 능포 사이 지나치는 이 귀하디 귀한 해변 오솔길 옆에 세상 눈길을 피해 누군가 작은 텃밭을 일구었다. 워낙 구석진 자리라 일부러 들여다볼 사람도 없다. 지나가는 이 그냥 제 갈길 가면 되는 호젓한 길 위로 작은 길이 있다. 짐승이 지나다니는 작은 길로 보였으나 이곳을 돌보는 주인장이 무슨 생각이 갑자기 났는지 갑짜기 낫을 들었나 보다. 채 마르지도 않은 풀들이 입구에 잘려 넘어져 있다.
무엇인가 중요한 것을 보관하였는지 출입금지라는 경고성 안내문과 함께 사립문이 시건장치로 잠겨져 있다. 이곳은 외진 곳이라 야생동물 아니면 들어갈 사람도 없지만 주인장이 예민한 사람으로 보인다. 아니면, 인터넷 도박사이트에서 불법으로 번 자금을 밭에 5만 원 권 다발을 담은 프라스틱통을 묻어두었거나~~ 별로 훔쳐갈 것도 없는데 쩝~
마치 무당집을 연상시키는 이곳은 무당집이 아니라 은둔을 즐기는 어떤 분이 경작하는 산속의 나 홀로 텃밭이다.
능포 방파제 주변에는 오늘도 파랑이 인다.
이 낚시꾼은 미끄러운 바위에서 제대로 중심을 못 잡고 있다. 바닥에 징이 박힌 낚시용 장화도 아니고, 맨발로 위태롭게 서서 낚시채비를 한다. 저러다가 넘어지면 중상을 입을 텐데, 초보 낚시꾼은 어디가 달라도 달라 보인다.
바람과 파도가 제법있는 날씨지만 가족과 같이 나들이 나온 낚시꾼들의 발길을 잡지는 못한다.
멀리 보이는 거가대교
낚시를 마친 어떤 강태공이 간이 급수대에서 갓 잡은 물고기를 손질한다. 물고기를 다루는 솜씨가 노련하다.
오른쪽으로 나란히 놓인 생선머리가 있는 것은 전갱이, 아래 왼쪽과 맨 오른쪽은 벵에돔, 중앙에 있는 것은 쥐치인데 지나는 길손에게 일행인 세사람이 같이 한잔하고 가라고 붙잡지만 그들의 인정만 마시고, 몸은 행복한 마음을 안고 숙소로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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