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2. 2. 08:43ㆍ맛집과 요리
모슬포에 오니 방어회를 먹지 않고서는 제주에 온 보람이 없을 것 같았다. 방어를 싫어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매일 모슬포에 오는 것도 아니고 방어회를 먹자고 설득했다. 1층은 방어를 수족관에 보관하면서 회를 쳐주는 곳이고, 2층은 회를 들고 올라 가서 자리세를 내고 먹는 곳이다. '하모'어촌계라고 하였는데 하모는 갯장어의 다른 말인데 맞는지 모르겠다. 제주도 토박이가 이집으로 안내한다. 모슬포 방어축제는 끝났지만, 아직도 방어는 한창이다.
눈으로 밖을 쳐다보는 놈은 '방어'다. 이곳에는 방어와 부시리를 팔고 있었는데 수족관에서 방어를 파는 주인장에 의하면, 부시리는 사철 제주에서 잡히고, 방어는 겨울철에만 잡힌단다. 보통 부시리가 값이 비싸지만, 지금은 방어가 더 비싸다고 한다. 우리는 부시리 한 마리, 대방어 한 마리를 주문했다. 방어는 특방어(7.5Kg 이상), 대방어(4~7.5Kg), 중방어(4Kg 미만)로 구분했다.
방어와 부시리 구분법은 http://cafe.naver.com/7starho/36 참고
여기에서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바깥주인은 회를 치고, 안주인은 수족관의 방어를 잡아 올리는데 고기를 다는 저울이 없다. 그저 주인의 눈대중으로 적당히 흥정한다. 그러다 보니 주인장은 크기가 작아 보여도 7Kg, 크게 보여도 7Kg 이라고 소리친다. 우리의 눈에도 단번에 크기가 다른 것이 보이는데도 불구하고 그렇게 한다. 7Kg 대방어 한 마리에 13만 원을 주었는데 어림잡아 3만 원이 왔다리 갔다리 하는 것이다. 그러니 다른 사람들이 구입하는 것을 차분하게 보고 있다가 수족관에 안주인이 뜰채를 넣을 때 크기가 커 보이는 놈을 가리키고 "저놈을 주세요" 라고 선수를 쳐야 한다. 큰놈도 7Kg, 작은놈도 7Kg이니 그렇다.
내부에 있는 시멘트로 만든 높고, 튼튼한 수족관을 계단을 따라 올라가 봤다. 관심을 갖지 않으면 볼 수가 없는 위치이다. 그곳에는 바깥 수족관의 방어와는 비교되지 않는 엄청난 크기의 부시리가 있었다. 부시리는 최대 96kg까지 성장한다고 하는데 길이는 얼핏 보아도 1.5m 정도 크기에 30~40kg 정도 되는 듯하다. 상어를 연상시키기에 충분했다.
두툼하게 썰어놓은 붉은색 방어회가 길손의 넋을 뺀다. 방어 주산지인 모슬포항에서 대방어회를 앞에 두니 제주도에 온 보람이 있다.
제주도에 왔으니 한라산 소주가 빠질 수가 없다.
마지막은 지리탕으로 마감했다. 한라산에 취해 필름이 끊겼지만, 기분좋았던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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