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2. 26. 10:50ㆍ맛집과 요리
전남 담양의 어느 퓨전 한식점인 '숲 속의 무릉도원'이다. 이곳에 대기인원이 많다는 전갈에 소쇄원 관람을 포기하고 부리나케 왔는데
정말로 대기인원이 많기도 하다. 그러나 이것은 식당 측의 상술인지 아니면, 빈자리가 많은 실내로 들였을 경우 미처 준비하지도 안 한 음식 내놓으라는 등쌀에 시달릴 것을 우려한 것인지 로마 가면 로마법을 따르라고 해서 조용히 기다린다. 이렇게 기다릴 줄 알았다면 소쇄원을 보고 올 걸 하고 후회했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니 어찌하랴?
손님을 맞이하는 벌목된 참나무를 보면서 길손은 많은 생각을 한다. 이 참나무는 쪼개져서 대기인원들을 위한 난로에 투입된다. 지금 시골에는 화목 보일러와 화목 난로가 붐이다. 베이버 부머가 귀농, 귀촌하면서 비교적 비용이 적게 드는 화목 보일러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그러면 화목은 어떻게 구할까? 모두 그런 것은 아니지만, 시골에서는 지금 벌목이 성행한다. 산림청에서는 웃기지 말라고? 한다면, 산림청 공무원이 혹시 이 글을 본다면 댓글로 흔적을 남겨주기 바란다. 벌목 현장의 증거를 보여드릴 테니
이 식당에서는 제법 넓은 공간을 가지고 있다. 가는 기둥의 볼품없는 정자가 벽암정인 모양이다.
식당 뒤로는 깍아지른(?) 절벽(?)이 있다. 여름에는 절벽 위로 물을 퍼올려서 폭포처럼 물을 흘러 내린단다. 사진을 보니 물 흘러내린 자국이 희미하게 보인다.
원산지 표시판을 보니 대충 어떤 재료를 사용하는 음식인지 가늠이 된다. 돼지고기와 닭고기 오늘은 보이지 않는다. 과거에는 있었다? 아마 있었을 것이다에 방점을 찍는다. 그런데 왜 없앴냐? 그건 나도 모른다. 주인장 지 맘이니까 ^^
이 식당은 '들나물 솥밥정식' 한가지만 한다. 그러니 메뉴를 고를 필요도 없다. 그냥 주는대로 먹고 계산만 하면 되니까
봐라!! 밖에는 대기인원으로 대기실이 만원인데 안은 헐렁하다. 그래서 그것이 궁금하여 내가 모두에 그 이유를 생각해본 것이 아니겠는가?
여름이 아닌데도 굳이 파리를 방어할 ( ) 이 올려져 있다. 갑자기 생각이 안나서 그러는데 저것이 뭐다냐?
녹차 비슷한 마실 물이다. 물잔도 제법 신경써서 선택했다.
왼쪽의 야채를 냄비에 넣고 끓이다가 오른쪽의 수제비를 직접 만들어 넣으면 된다.
본 요리가 나오기 전에 먹는 수제비인데 저것을 먹고도 30분을 더 앉아 있었다. 소화가 끝날 때쯤에 본 요리가 나왔다. 이것이 칭찬이냐? 아니면 비아냥이냐? 이것은 보는 분들 각자의 몫이다.
이것은 감자와 야채를 갈아 넣어서 만든 고로케의 일종이다.
이것은 꽃게를 튀긴 것인데 바삭한 식감이 좋아서 리필하여 먹었다. 이곳은 리필도 가능하다.
해파리 냉채 비스무리한 것이다. 자세히 알 수도 있었지만, 복잡한데 눈에 띄는 행동하기 싫은 경상도 사나이라서 그랬다.ㅋ~
원산지 표시판에서 힌트가 나왔던 가오리 찜이다.
가는 쪽파를 넣고, 바깥에 소고기로 감싼 것과 두부, 호박을 불판에 올렸다.
한참을 정신없이 먹다가 식탁에 있는 서랍을 여니 이런 것이 나왔다. 밥 먹다가 아는 사람들에게 엽서라도 보내라고
마지막으로 나온 것인데 시래기와 곤드레 밥이 함께 나왔다. 곤드레는 강원도 지방의 구황식물이라고 하는데 세월이 좋아지니 이것도 별미라며 먹는다.
종업원이 강된장이라고 하였으나 비지에 가까운 냄새가 나고, 오른쪽은 간장이다.
숭늉 솥단지가 참하다. 배가 부르니 숭늉 맛은 제대고 보질 못했고, 색깔로 보아 깊은 맛은 아닐 것이다.
오후 8시가 가까워져 오는 시간이다. 이제 대기인원은 없고, 자리는 만석이다. 같이 갔던 한때 한식당을 경영했던 사촌 여동생이 음식에 고무된 나를 보고 "오빠!! 별로 잘하는 집이 아니야~ 음식 맛도 별로야, 사실~" 여동생의 말이 맞을 것이다. 음식에 대해서는 전라도에 가서 자랑질하지 말라고 했잖아? 모두 음식 전문가들인데 웬만해서 그들의 마음을 사로잡겠어? 맛있다고 감탄하는 이는 나밖에 없고, 다른 사람들은 그런 나를 보고 미소 짓는다. 그래 저런 음식점도 한 번은 가보아야 해!! 볼거리를 만들어 놓았잖아? 그리고 얼마나 넓어? 정자 주변을 언제나 개방한다니 가족이 소풍 가도 되겠잖아? 나는 멀어서 가진 못하지만
음식을 먹은 손님들은 원한다면, 2층에 올라가서 절벽을 보며 공짜 커피와 차를 마실 수도 있다. 커피도 여러종류가 있었지만, 바쁜 길손은 그저 식혜만 급히 마시고 그곳을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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