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4. 23. 13:49ㆍ살아가는 이야기
그리운 땅에 들어서면서 보니 제법 명당 터 같은 느낌이 든다. 아니 명당 터가 맞을 것이다.
겨울이 거쳐 간 논에는 아직 농사준비가 되지 않았지만, 조만간에 트랙터가 논을 갈 것이고, 그곳에는 맑은 물이 넘칠 것이다.
하얀 지붕 뒤로 커다란 버드나무가 서 있다. 한창 무성할 때는 높이가 15m 이상된 거목이었지만, 세월이 지나면서 벼락에 맞고 과거처럼 제사를 지내지 않으니 당연히 돌보는 사람 없어 나무 세력이 쇠락해졌다. 동구사(洞口祀)나무로 불렀는데 동네 입구의 제사를 지내는 나무로 해석하면 되겠다.
거제도에 있을 때도 바다에서 멀리 떨어진 큰 산에는 복숭아 꽃인지 벚꽃인지 울긋불긋하였는데 내륙 깊은 산에도 녹색 일변이 아니라 흰색과 분홍색, 녹색이 조화롭다. 아마도 벚꽃을 가로수를 많이 심으니 버찌를 먹은 새들이 산에 응가 하여 그렇게 자란 나무가 분홍색과 흰색을 만든 듯하다.
"아저씨! 황소 처음 봤소?"
"처음봤다! 왜~! 이노무시키 코뚜레를 꿰야 되겠는걸
아무래도 주인에게 말해서 넌 코를 뚫어서 코뚜레를 만들어야겠다"
"아저씨! 초면에 제가 잘못했구먼유 죄송하니께 한 번만 봐주소!!"
"앞으로 조심하거래이~ 여물도 적당히 먹고, 친구하고 치고 박지 말고 알았제?? 니가 꼬리를 내리니까 내가 까이꺼 참을란다"
"저 아저씨 여물 주는가 싶어 나왔더니 여물은 안주고 뭐 코뚜레 뚫는다고요? 저 노마는 말썽꾼이니 코뚜레 하든지 말든지 하고, 난 배고프니 뭐라도 좀 주소!"
"달라는 여물은 안주고 뭐하요? 콱 들어받아 부릴 끼다!!"
"사료값이 엄청 올라서 그러니 배고파도 쪼매 참거래이 알았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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