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5. 18. 22:24ㆍ맛집과 요리
동해시에는 '해천탕'의 원조라고 주장하는 '홍대포'라는 식당이 있지만, 이곳도 제법 유명하다고 해서 들렸다. '해천탕'은 추정컨대 해군과 공군이 뒤섞인 '탕'이 틀림이 없을 것 같다. 그 이유는 뒤에 나온다.
어찌보면 액자 속의 사진처럼 보이지만, 이 식당의 젊은 주인아주머니가 주방에서 밖을 쳐다보는 중이다. 매상에 신경 쓰여서 그런지 아니면 길손 일행을 정말 잘 해주고 싶어서 그러는지 주방에서 밖을 내다본다.
황제탕이 더 비싸다. 우리는 해천탕을 목표로 했기 때문에 황제탕은 포기하고, 4명이서 해천탕을 시킨다.
아직 저녁 이른 시간 때문인지 넓은 홀에는 손님이 별로 없다.
황제탕과 해천탕의 차이는 토종 닭이냐? 일반 닭이냐? 그리고 능이버섯이 들어갔냐? 몇 명이서 먹냐? 이 차이가 메뉴로 판정 났다. 그러니 토종닭과 능이버섯을 먹으려면 3만 원을 더 지불해야 한다는 말씀이다.
두툼하고 넒은 두부가 제공되었다. 주문한 해천탕이 주방에서 조리되고 있는 동안에 허기를 달래라고 주는 것 같다.
강된장으로 추정되지만, 중국음식점에서 사용하는 춘장을 살짝 가미하였는지 그렇게 짜지도 않고, 된장 색깔도 약한 검은 빛을 띤다.
산나물이 흔한 강원도이니 취나물이 섞인 것이 제공되었다.
뚝배기가 사진으론 가늠하기 힘들지만, 주변 접시하고 비교하면 대충 짐작할 수가 있다. 겉으로 봐도 엄청난 양임을 한눈에 알 수가 있다. 마치 철모를 쓴 것처럼 큰 문어가 대자로 누워있다.
주인장이 직접 서빙을 하는데 서빙 아주머니보다 더 이쁘게 생겼고, 서빙도 나긋나긋하게 잘한다. 지금 집게로 집은 것은 키조개 내용물이다.
문어는 삶아서 빨리 먹지 않으면 시간이 지날수록 질겨진단다. 그래서 키조개 껍데기에 문어 다리를 가위로 잘라 올리는 주인아주머니의 손길이 분주하다.
공군이 이 장면을 보면 언짢을 장면이다. 공군이 해군에게 밑에 깔렸으니 말이다. 그런데 다행히도 이곳 동해시에는 해군은 있는데 공군부대는 없으니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사실 국군 편제상으로나 숫적으로나 '육해공'이라 해서 해군이 앞서니 공군이 밑에 있다고 속상해할 필요는 없겠다.
주인아주머니의 손길이 더욱 분주해지면서 키조개살이 잘려 얹어지니 아주 푸짐하게 보이기 시작한다.
4명이 먹는 중이다. 웬만한 한식집에 가도 1인당 2~3만 원은 지불해야 하는데 1인당 2만 원에 엄청 푸짐한 양이다.
남은 국물에는 2인분의 국수사리를 시켜서 먹었다. 포만감이 장난이 아니다. 국수사리를 4인분을 시킨다면 6명이 먹을 수도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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