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9. 25. 15:06ㆍ살아가는 이야기
지금은 은퇴한 직장선배가 직장 월간지에 올린 글을 보고, 만감이 교차한다. 그는 지금 인생 2막에 시작한 제2의 전문직업을 잠시 접고, 전국 명산대찰을 찾아 다닌다고 한다.
그의 글에 의하면 그가 살아오는 동안 그가 입은 은혜와 앞으로 내가 입을 은혜를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를 한 번쯤 생각할 마음의 여유를 얻고자 그렇게 한다는 것이다.
그의 은혜관은 이 세상에 태어나 존재하도록 정성을 다해 길러주신 부모님의 은헤가 매우 크며, 참된 사람으로 자라라고 잘 가르쳐주신 여러 스승의 은혜가 크고, 또 의식주을 해결하도록 일자리를 제공하고 도와준 국가와 사회조직 구성원의 은혜가 아주 컸다고 말한다.
또 은혜와 관련해 전 기획재정부장관을 지낸 '강만수' 님이 어느 주요 일간지에 올린 칼럼을 소개하였다. 그 칼럼에서 세상사람을
첫째, 은혜를 은혜로 갚는 '분'
둘째, 은혜를 잊지 않는 '사람'
셋째, 은혜를 잊어버린 '놈'
넷째, 은혜를 원수로 갚는 '새끼' 라고 하였다면서
자신은 둘째로 생각된다고 하였다.
길손도 옛일을 되돌아본다. 나도 다급한 마음에 '은혜를 잊지 않겠다'고 수도 없이 되뇌면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애썼던 지난 일이 많았다. 아무런 생각 없이 그랬던 것 같다. 은혜를 단지 잊지 않으면 된다고 생각했을 수도 있다. 그래서 세월이 지나면서 '은혜를 잊어버린 놈'으로 차츰 변해가는 중인 듯하다.
그는 인생을 세상의 모든 존재가 실체가 없다는 '여몽환포영(如夢幻泡影)'이라고 하면서 당분간' 명산대찰을 찾아다니며 지금까지 입었던 은혜와 앞으로 입을 은혜에 관해 앉으나 서나, 자나 깨나, 가나 오나, 죽으나 사나, 항상 잊지 않고 감사할 줄 아는 그런 '사람'정도는 돼야 한다면서 끝을 맺었다.
위의 사진은 작년 11월 28일 심천에 있는 연화산 공원에 갔을 때 어떤 초로의 남성이 등샤오핑의 동상이 있는 주변 대리석에 큰 붓으로 물을 묻혀서 글씨를 쓰고 있다. 시간이 지나면 없어지고 말 글씨를 지필묵을 갈아 화선지에 쓰는 것처럼 정성을 다해 쓰고 있다. 깊은 내공이 비치는 그의 행동과 글씨가 바람과 열에 의해 하늘로 날아가는 것이 내심 아까워서 한참을 서서 본 적이 있었다.
이런 행동이야말로 불교에서 말하는 '여몽환포영(如夢幻泡影)'이 아닌가 싶다. 내일부터 추석 연휴가 시작된다. 민초들은 피로한 몸을 이끌고 먼 길을 달려 수구초심의 마음으로 고향으로 달려갈 것이다. 그리운 고향산천도 부모도 친구도 모두 여몽환포영의 한 부분은 아닐까?
아래 청산(靑山) 이란 곡은 정강스님이 출가하시기 전에 '정천'이란 예명으로 여러가지 명상곡을 부르신 것 중의 하나로 알고 있다. 당시 이 청산이라는 노래가 타이틀 곡으로 그것이 수록된 테이프를 구입하여 數도 없이 들었는데 다행이도 CD가 발매되어 온라인 구매하였다. 호젓한 山길을 걸어가면서 불러보는 이 노래는 자연과 내가 하나 되는 느낌을 주었기에 언제나 긴 여운을 남긴다.
https://www.youtube.com/watch?v=IJZQkSPA2K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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