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 이야기(7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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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럴 줄 진작 알았다!!
망월지 물들어 오는 곳에 있는 수초가 있는 얕은 저수지 가장자리에 두꺼비 올챙이 100여 마리가 우글거리고 있다. '우글거린다'라는 표현이 참 조심스럽고도 안타깝다. 작년에 어떤 불한당들이 저수지의 물을 뺄 때 짐작은 하였지만, 이렇게 두꺼비 올챙이의 세(勢)가 위축될 줄은 몰랐다. '외양간 고치고 소 잃는다', '버스 지나간 뒤에 손 흔든다', '죽은 자식 불 알 만진다'라는 속담이 이렇게 시의적절하게 쓰일 줄은 몰랐다. 저수지의 물을 빼고 99%의 두꺼비 올챙이가 폐사한 후에 폐쇄회로 카메라를 단다. 인터뷰을 한다. 지랄발광을 떨었지만, 결과적으로 헛수고였다. 옆 수초가 있는 곳에 미세한 흔들림이 있어서 보니 그곳에도 작은 움직임이 있다. 이 수초가 포식자로부터 두꺼비 올챙이를 지켜주는 응원군의 역할..
2023.04.30 -
귀하게 보이는 제비의 집 짓기 2
며칠 후에 보니 이렇게 헛고생을 하다가 이렇게 제법 완성이 되어간다. 다른 쪽의 게으른 제비도 기초공사는 완료했다.
2023.04.29 -
귀하게 보이는 제비의 집 짓기 1
정말로 오래간만이다. 어릴 때는 그렇게 흔하디흔했던 제비가 지금은 천연기념물처럼 보기가 힘들다. 과거 흙벽돌로 지은 전통가옥에는 흙을 붙여서 제비집을 만들기가 아주 수월했는데 지금의 집들은 제비가 벽에 흙을 붙이기가 정말로 어렵다. 여기저기 탐색하느라고 분주하다. 이곳저곳에다가 작은 진흙을 붙이는 중이다. 한참을 벽에 붙어서 집 지을 곳을 찾느라 호버링하다가 지쳤는지 잠시 휴식 중이다.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움직이면서 어디가 잘 붙는지 시험하였다. 논에 물을 대지 않아서 온통 보송보송하다. 물이 들어가야지 제비가 물에 젖은 흙에다가 마른 풀 줄기를 섞어서 입에 물고 올 수가 있는데 지금은 그렇지 못하니 제비가 못자리판이 만들어진 아주 먼 곳으로 왕복하는 것으로 짐작된다. 다음날은 다행히 비가 조금 왔다. ..
2023.04.29 -
우리 주변에서 사라지는 것들
시골 어느 곳을 갔더니 방앗간 원동기가 아주 양호한 상태로 마을 경로당 마당에 보관되어 있다. 시골 사람들도 이것을 보존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 것 같다. 참 감사한 일이다. 원동기를 돌려보고 싶은 충동이 일었으나 경유도 아무것도 없어 마음으로 돌린다.
2023.04.12 -
두꺼비 농사 폐농(廢農) 했다.
이곳은 욱수천에서 망월지로 물이 흘러들어오는 곳이다. 그곳을 들여다보니 세력은 아주 약하지만, 두꺼비 올챙이의 활동이 보인다. 두꺼비 농사가 '피농'[폐농(廢農)의 경상도 방언]했다. 작년 4월에 아주 몰상식한 인간이 두꺼비 올챙이가 한창 자라나는 시기에 저수지 물을 무단 방류한 탓에 99%의 올챙이가 폐사했는데 그 영향 때문인지 올해는 올챙이가 거의 보이지 않는다. 불광사 축대의 높이는 두꺼비 올챙이의 시각에서 본다면 에베레스트처럼 보이는 '넘사벽'이다. 동국대학교 이사장으로 출세하신 '돈관스님'에게 부탁드립니다. 두꺼비 새끼가 산으로 올라갈 때 저 축대에다가 베니어판으로 완만하게 경사를 만들고, 거기에 부직포를 덮어서 두꺼비 새끼가 잘 올라갈 수 있도록 조속한 조치 바랍니다. 망월지 두꺼비들에게 든든..
2023.04.02 -
올해도 어김 없이 할미꽃을 피웠다.
가뭄 탓인지 할미꽃이 실하지도 않거니와 붉은빛도 덜하다. 봄에 피는 많은 꽃 중에서 꼭 마주하고 싶은 꽃이 있다. 그것은 '할미꽃'이다. 사람들이 가까이 가길 꺼리는 무덤에 피는 꽃이 할미꽃이기에 그것을 보려면 싫든 좋든 누군가의 무덤에 가야만 한다. 오늘도 할미꽃을 보려고 매년 오는 곳에 들린다. 지체가 높은 이의 유택이라면, 이런 곳에 터를 잡았을 리가 없다. 정말 어느 이름도 없는 민초(民草)의 무덤이다. 이 무덤의 주인이 누구인지 알 길이 없지만, 고온 임에게 간단히 예를 갖춘 다음 무덤의 봉분을 찬찬히 살핀다. 올해도 어김없이 할미꽃이 꽃을 피워냈다. 봉분 꼭대기에서 예를 갖추는 나에게 깊게 고개를 숙여 감사함을 전한다. 물기가 없는 무덤에 할미꽃이 근근이 피었다. 언제였던가? 과거 직장에서 공..
2023.03.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