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 이야기(7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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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롱뇽이 또 이런 어리석은 짓을~
혹시나 했더니 또 역시나였다. 몇 년간에 걸쳐서 도롱뇽이 이곳에 알을 낳았고, 결론적으로 이곳에 고인 물의 양이 적어서 자연 증발함에 따라 알이 모두 말라 죽거나 알이 썩는 변을 당했다. 내가 알을 낳은 도롱뇽을 보았다면 이곳에 알을 낳으면 모두 죽는다고 알아듣게 타이를 터인데 도통 어미 도롱뇽은 어디 숨었는지 코빼기도 보이지 않고, 저렇게 알만 낳아 놓았다. 어리석은 도롱뇽을 탓하다 보니 어느덧 욱수지 바위에 다다른다.
2023.03.28 -
나무 위에서 어린 아이의 목소리가?
산책하던 30대 후반으로 보이는 여성 2명이 나무를 쳐다보고 있다. 무슨 일이 있는가 보았더니 나무에서 어린아이의 목소리가 들린다. 기이한 일이었다. 그러나 그 범인이 누군가라는 것은 이내 알아차렸다. 산까치로도 불리는 '어치'였다. 양념으로 까마귀 소리까지 흉내 낸다. 동영상이 시작되어 7초 지나는 시점에 아주 분명한 어린 아이의 목소리로 "하지 마!!"라고 하는 소리가 들린다. 모골이 송연해진다.
2023.03.28 -
오래된 참나무에 가한 아주 잔인(殘忍)한 톱 질
오래전에 어느 일본 기자가 쓴 책을 읽은 적이 있었다. 그 책의 요지는 "사물에도 영혼이 있다"라는 것이었다고 기억한다. 나는 아주 공감하였다. 그래서 망자(亡者)가 생전에 애지중지하던 물건이 혹시 바깥에 버려졌거나 유족이 주더라도 절대 집 안에 들여놓거나 사용하지 말라고 하는 것이다. 사물에도 영혼이 있을 수 있거니와 망자가 애틋하게 사용했던 그 물건에 망자의 영혼이 고스란히 묻어있을 수가 있기 때문이다. 나는 내 또래의 남보다 마이카를 늦게 장만했다. 돈도 풍족하지 않았을뿐더러 남에게 자가용으로 과시하고 싶지도 않았기 때문이다. 그렇게 늦게 장만한 준중형 승용차를 늘 애지중지 보듬으며 타고 다녔다. 주변에서는 아주 승용차를 모시지 그러느냐는 핀잔도 들었다. 그렇게 타고 다니다가 다른 승용차를 구입하였..
2023.03.26 -
가전지(家前池)의 기러기와 잉어
오른쪽 다리의 물갈퀴가 실종된 이 기러기 녀석은 대구 농업 마에스터고(구 대구농고)의 마스코트다. 밤낮으로 가전지 물넘이에서 다른 수컷인지 암컷인지 모를 단짝하고 살고 있다. 이곳 주변을 산책하는 사람들은 이 녀석을 보고 모두 집 오리라고 생각한다. 관찰력은 대부분 엿으로 바꿔 먹었다. 이 녀석은 물갈퀴를 잃은 여러 설(說)이 분분한데 사람들이 기르는 애완견에게 당했다는 설과 이곳 가전지 주변에 서식하는 너구리에게 당했다는 설이 있다. 이 녀석을 다시 본 것은 근 6개월 만이다. 용케도 먹이가 귀한 겨울에 너구리의 밥이 되지 않아 저렇게 씩씩하게 살아남았다. 그래도 몇 번 본 사이라고 아주 가깝게 가도록 곁을 내준다. 사람의 인기척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가전지 물넘이까지 가까이 와서 먹이활동을 한다. 물..
2023.03.22 -
어느 어르신의 아름다운 음악 보시(布施)
마음도 몸도 지쳤다. 삼성서울병원에 한 번 행차하는 것이 서울역 가는 것보다 더 번거롭게 느껴진다. 돌아가는 열차표를 바꾸는 것도 언감생심이다. 박근혜 정부에서 왜 SRT를 만든 것인지도 의문스럽다. 코레일과 경쟁체제를 만들어서 국민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게 한다고? 잠 깨길 바란다. 코레일 승무원은 객차를 드나들 때 누가 보든 말든 공손히 허리 굽혀 인사하고 다니는데 SRT는 그것을 엿과 바꿔 먹었나? 병원에 마치고 나오니 14시 30분 정도 된다. 생각보다 일찍 끝났다. 내가 예매한 차표는 17시 것이다. 앞으로 당기려니 이미 매진이 되고 없다. 어찌어찌하여 16시 21분 것으로 당겨서 수서 역사 내에서 시간을 죽이고 있는데 어느 연세 지긋한 어르신이 피아노 앞에 앉는다. 지난 2월 8일에 왔을..
2023.03.15 -
두꺼비 암컷은 멸종 되었는가?
내가 두꺼비 보호자도 아닐 뿐 아니라 환경관련 시민단체 구성원도 아니고, 두꺼비의 친척도 아니며, 수성구청에서 고용한 일용직도 아닌데 두꺼비 귀신에 씌었나? 이런 생각을 하는 혹자도 있을 것이다. 단지 두꺼비도 숨을 쉬고, 심장이 뛰는 생명체일 뿐만이 아니라 사람을 이롭게 하는 동물이다. 그리고 어릴 적에 시골 초가집에서 황구렁이와 동고동락했던 경험이 있어서 그 연민 때문에 두꺼비의 안위에 신경을 곤두세운다. 망월지에는 이제 100여 마리의 두꺼비가 보인다. 그런데 암컷과 포접한 증표로 두꺼비로 뭉쳐진 덩어리가 두 개밖에 보이지 않는다. 즉 암컷이 2~3마리 밖에 없다는 얘기가 된다. 거의 모든 개체가 수컷으로 보인다. 이것 큰일 났다. 심각한 성비 불균형이다. 온통 암컷을 차지하려는 수컷들의 움직임밖에..
2023.03.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