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2222)
-
휴대 전화도 꽤 괜찮은 사진을 찍는다.
나무 벽을 타고 올라간 열매를 취미로 사진을 찍는 사람이 DSLR 카메라를 이용하여 신중하게 포즈를 취하고 있는 곳을 보니 빨갛거나 까만 열매가 달린 식물이 보인다. 처음에는 '까마중'으로 알았다. 그런데 까마중이 아니라 다른 것이었다. 그에게서 휴대 전화 촬영 TIP을 얻었다. 열매가 나타나는 곳에 손가락으로 살짝 찍고, 셔터를 눌렀더니 멀리서도 저렇게 정밀하게 열매가 묘사된다. 얼굴 사진도 그렇게 하면 초점이 아주 잘 맞아서 좋은 사진이 나온다고 했다. '아는 것이 힘이다' 라는 것을 새삼 느낀다.
2023.10.17 -
칼갈이
세상 살아오면서 신기하게 생각되는 것이 있다. 꼭 필요한 곳에 적합한 직업이 있고, 그 일에 종사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다. 어디든지 틈새시장은 있는 법이다. 군대 가기 전까지 시골에 살 때, 연탄이 보급되지 않는 시골에서는 취사를 위해서나 난방을 위해서나 어느 집을 막론하고, 반드시 인근 산에 가서 땔감을 구해와야 했다. 마치 밥을 먹고, 똥을 싸는 것처럼 아주 자연스러운 일이었고, 당연지사였다. 지게는 늘 있는 것이고, 산으로 가지 전에 톱이나 조선 낫, 또는 얇게 생긴 날렵한 일명 "왜낫"이라는 것을 가지고 다녔는데 낫은 날카롭게 날을 세워야 하기에 숫돌에 물을 뿌리면서 쓱쓱 낫을 갈았다. 그것은 어른들이 낫을 가는 것을 어깨너머로 보고 흉내를 내다가 어느새 숙련공이 되는 것이었다. 그런데 세상이 ..
2023.10.07 -
Let It Be Me - Everly Brothers Cover By Vanny Vabiola
히잡을 쓴 '바니 바비올라(Vanny Vabiola)'가 노래하는 모습을 본 순간 나는 숨이 멎을 듯했다. 노래도 노래거니와 그녀에게서 풍기는 매력이 이젠 황혼을 따라가는 내가 주책스럽게도 가슴이 설렌다. 그런 표현이 정확히 맞을 것 같다. 대부분 인도네시아 남성이나 여성들이 신체가 작고, 가무잡잡하며, 언어도 억양이 우리에겐 아주 낯설어 안중에도 없었는데 그 예외가 강렬하게 나타났다. 히잡을 쓴 모습이 과히 황홀하다. 이름은 또 어떠냐? '바니 바비올라' 부르기도 싶고, 기억도 오래하겠다. 그녀는 히잡의 모습으로 봐서 인도네시아 무슬림 여성임이 틀림없다. 그녀는 202만의 구독자를 보유한 대형 유튜버다. 노래 실력? 감히 말하건대 원곡을 부른 가수보다 더 감성적이고, 더 프로페셔널하다. 영국식 발음 같..
2023.09.28 -
성일가(星一家) - 故 강 신성일의 귀향 가옥
영천 포항 할매곰탕집에서 점심을 해결하고, 대창면으로 귀촌한 고향 친구의 집을 찾아가는 길이다. 일부러 들리려고 한 것은 아닌데 이 간판이 나를 멈추게 했다. 세로로 세워진 빨간 간판에 '성일가'라는 글귀가 있고, 그 위에는 지금은 고인이 된 故 신성일(본명 ; 강신성일, 강신영)이 길을 따라 진행하다 잠시 멈춘 길손에게 "저놈이 성일가에 들어오나 그냥 지나 가나 함 보자!"라는 표정으로 깍지 낀 두 손 위에 턱을 괴고, 쳐다 본다. 그러니 들어가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아니 들어가지 않으면 안 되게 되었다. '성일가(星一家)'는 故 신성일이 말년에 살았던 집이다. 그가 살아있을 때 한번 오고 싶은 생각이 있었으나 사실 나이 차이도 많이 나고, 그를 만나면 딱히 드릴 말씀도 없었기 때문에 방문할 용기를..
2023.09.25 -
방생의 결과 - 붉은 귀 거북이
비 온 뒤에 망월지 수문에서 내려오는 물길에 작은 움직임이 있다. 자세히 보니 외래종인 붉은 귀 거북이다. 어디서 발버둥을 쳤는지 등껍질이 희게 벗겨졌다. 이곳에 있는 이유를 정확히는 모르지만, 불광사 신도들이 망월지에서 물고기 등을 방생하는 의식을 가끔 하기에 저수지에 방생되었던 붉은귀 거북이 비가 내려 저수지 수위가 올라가자 무너미를 타고 이곳을 내려온 것으로 짐작된다. 법주사였던가? 법주사 주변으로 난 '속리산 세조(世祖)길'을 따라 돌아갈 때 그곳에 있는 상수원 저수지에 무수히 많은 붉은 귀 거북이가 사는 것을 본 적이 있다. 우리나라의 겨울 날씨에 적응한 것으로 보인다. 속리산 '세조(世祖) 길' 옆의 저수지에 사는 붉은 귀 거북 https://oneshot102.tistory.com/1519 ..
2023.09.13 -
시궁쥐의 최후의 숨 몰아쉬기
이젠 나도 순발력이 많이 떨어졌다. 산책을 하러 나가다가 인도에서 발견된 비실거리는 시궁쥐에게 차도까지 따라가며 발길질을 여러 차례 했음에도 발은 허공을 차고, 제대로 시궁쥐의 엉덩이도 제대로 차지 못했다. 그러나 나의 어설픈 발길질이 시궁쥐의 등을 스치는가 싶더니 이놈은 꾀병인지 뭔지 차도에 드러눕는다. 엉성하게 만들어진 '두지(뒤주의 경상도 방언)'에 구멍을 뚫고 들어가서 농사꾼의 귀한 곡식을 밤낮으로 훔쳐먹었던 도적과 진배없는 이 시궁쥐에 원한을 가진 역사는 아주 오래되었고, 진하다. 그래서 시궁쥐를 발견한 순간에 평소 무고한 살생을 피하는 나의 성정은 쥐꼬리만한 자비심이 생기기가 무섭게 증오로 무섭게 달궈진다. '시궁쥐'의 사전적 의미는 쥐과에 속하는 대형쥐로 몸의 길이는 23∼26cm이고 꼬리는..
2023.09.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