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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물 성체 두꺼비
걸어가는 앞쪽으로 무엇인가 엉금엉금 기어간다. 야간에 켜진 가로등 밑에는 불을 찾아온 나방과 이름 모를 날벌레들이 많이 떨어진다. 그것을 먹으려고 두꺼비가 죽음을 무릅쓰고, 도로로 나온 참이다. 두꺼비를 제대로 쳐다보지 못하는 저 개는 '맹견'이다. 사나운 개, 맹견(猛犬)이 아니라 백내장으로 눈이 먼 맹견(盲犬)이다. 두꺼비를 제대로 보질 못하고 엉뚱한 곳을 주시하고 있다. 이 개를 욱수골에서 모른다면 간첩이나 다름없다. 두꺼비의 수명은 20년 정도라고 한다. 이 두꺼비는 크기와 색깔이 주변을 압도한다. 무엇을 드셨는지 배도 부르다. 천수를 다한 것으로 보인다. 부디 도로에서 객사하지 않기만을 바란다.
2023.07.04 -
되찌바귀 찾기가 정말 어렵네!!
되찌바귀의 소리는 들리는데 쉽게 찾을 수가 없다. 다른 새와 달리 한곳에서 오래 앉아 노래를 부르니 쉽게 찾을 법도 한데 도무지 동영상을 찍지 못하다가 오늘 어떻게 어떻게 시원찮은 동영상이라도 촬영했다. 모델료 안 준다고 그러는지 콧대가 높은지 정말 힘들었다.
2023.07.02 -
천도 재도, 대입 합격기도 도 없는 사자 암의 향봉 스님
처음 '향봉'이라는 법명을 보고, 그 옛날 송광사에 주석하셨던 조선 1호 판사 출신의 유명한 '향봉(香峰)'스님을 떠올렸다. 그러나 동명이인이었다. 사진으로 첫 모습을 뵈니 불경스럽게도 중앙아프리카에 서식하는 마운틴 고릴라(로랜드 고릴라) 중에서 은백색의 털을 가진 리더 고릴라, 즉 '실버백'을 떠올렸으나 또 자세히 보니 완전 범상(호랑이상)이다. 천둥과 번개가 내 마음에 인다. 한국 불교에서 요즘 진정한 선지자(先知者)가 나오지 않는다며 일갈하는 그가 혹시 초야에 숨어 은둔한 선지자(先知者)가 아닐까? 조현 TV휴심정에 등장하는 '향봉' 스님의 말씀을 들으면서 그런 느낌을 받는다. 불교 든, 기독교 든 이런 구도자가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그분의 말씀 중에서 "관음도량에만 관세음보살이 나타나면 관음일 ..
2023.06.30 -
노예들의 합창[Nabucco Hebrew Slaves Chorus (track 2/2) "Va, pensiero" Verdi VERDI YEAR BORN 200 YEARS AGO (1813)]
1981년 초 울산에서 홀로 객지 생활하면서 울산 옥교동 유니언 호텔 뒤의 빌딩 상가 1층에 있었던 단골 레코드 가게에 카세트테이프 녹음을 맡기면서 여러 장르의 음악을 듣고 했는데 이 노래 '노예들의 합창'을 듣고 알 수 없는 장엄함과 비장함, 그리고 진한 감동했었던 적이 있었다.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베르디 오페라 '나부코' 중 '노예들의 합창'은 바빌로니아의 왕 '네부카드네자르'에 의해 바빌론에 포로로 끌려왔던 유대인들이 강제노역 중에 잠시 쉬는 시간을 틈타서 떠나온 자신들의 고향 이스라엘을 생각하면서 부르는 노래로 베르디의 장례식장에서도 그의 유언대로 이 노래가 불리어졌다고 하니 베르디가 생전에 얼마나 아낀 곡인지 짐작이 된다. '나부코'라는 용어는 바빌로니아의 왕 '네부카드네자르'의 이탈리아식으로..
2023.06.28 -
반갑다!! 두껍아!!
두꺼비 새끼들이 인근 유건산으로 올라간 뒤에 성체 두꺼비를 본 적이 없었는데 오늘 아침 산책길에 중간 크기의 두꺼비를 길에서 만났다. 차량이 다니는 길을 건너오는 중이었는데 타이밍이 잘못되면 길에서 역사(轢死)를 당할 수도 있었는데 용케도 참변은 면했다. 오래된 친구를 만난 것처럼 반갑다. 두껍아!!
2023.06.17 -
능사(능구렁이)의 안타까운 윤화(輪禍)
욱수지를 오르는 오르막 초입 길에 안타까운 주검이 있다. 비록 미물이지만, 성체가 되기 전에 어린 몸으로 윤화를 입고, 짧은 생을 마감하였다. 짙은 붉은 색과 검은 색 띠를 두르고 있는 것으로 봐서 '능구렁이 새끼'가 틀림없다. 시골에서는 야밤의 들에서 웅웅거리며 울리는 소리가 날 때, 어른들은 능구렁이가 운다고 했다. 동족인 뱀을 잡아먹기에 뱀의 왕이라고 했으며, 어릴 때 이 능사(陵蛇)를 잡아서 땅군에게 팔면, 가장 후하게 값을 쳐주어서 그것으로 엿도 사 먹곤 했는데 그런 능구렁이가 길에 널브러져 있다. 능구렁이는 능사, 적동사(赤棟蛇)라고도 하는데 다른 뱀과 달리 야행성이라 밤에 마주칠 확률이 높다. 밤길을 가다가 길 중간에서 뱀을 마주쳤다면, 대부분 능구렁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직접 보지는 못하였..
2023.06.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