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 이야기(7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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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배(腹)에 태어났어도 서로 성격이 다르듯이
몇 년 전에 수성구청에서 길을 따라 심었던 벚나무가 꽃을 피웠다. 그런데 유독 한그루의 나무가 마치 겨우살이와 더불어 사는 듯한 모습을 보인다. 혹시 나무에 접을 붙였는가 하고 아무리 쳐다봐도 겨우살이도 아니고, 접붙인 나무도 아니었다. 사람도 한 배에 태어나도 악한 자녀도 있고, 착한 자녀도 있는 것이다. 다른 가지에는 잎이 돋지 않았고, 꽃이 먼저 피었는데 무성한 가지에는 꽃은 없고, 잎사귀만 무성하다. . 나무를 유심히 쳐다보는 길손에게 지나가는 객이 한마디 한다. "아침마다 이곳을 산책하는데 잎이 무성한 가지에는 이미 여러 날 전에 꽃이 피었다가 졌답니다." 아! 그랬었구나! 문득 위나라 조조의 아들이 지은 칠보시(七步詩)가 생각난다. (煮豆持作羹·자두지작갱) 콩을 삶아 국을 만들고 (漉豉以爲汁·..
2022.04.02 -
두꺼비 올챙이 부화
두꺼비가 단골로 찾아와서 알을 낳는 망월지에 물이 가득하다. 가장자리에서 자라던 갈대를 누군가 베었다. 그것이 있어야 알들이 블루길이나 배스로부터 보호가 되는데 누가 한 짓인지 정말로 한심하다. 물 위에 떠 있는 갈대 조각 밑으로 갈대를 태운 재 같이 보이는 검은 부분이 자세히 보니 갓 태어난 아주 작은 올챙이들이다. 물이 찬지 움직임이 아주 둔하다.
2022.03.29 -
코로나 오미크론 창궐해도 봄은 어김없이 오네!!
오 미크론인지 육 미크론인지 때문에 한참 몸을 추스리고 나오니 산에는 이미 봄이 왔다. 절벽 가까히 위태롭게 조성된 오래된 무덤엔 핑크빛 천이 묶여 있다. 조상의 무덤 표시던가?
2022.03.29 -
격리된 사이에
역병(疫病)을 피하지 못했다. 누구의 탓을 하랴? 5일 간의 격리를 끝내고 더 며칠을 집에서 보내다가 봄바람을 코에 넣으며 가는데 물이 가득 고인 징검다리 작은 댐 안에 무엇인가 보인다. 북방산개구리 알인가? 엄청난 굵기로 보아 두꺼비알은 아닌 것 같은데 만약 두꺼비라면, 더 밑으로 가서 망월 저수지에서 산란을 하였을 것인데 내려가다가 급했나? 이곳에 물이 고여 있으니 알을 낳아도 되겠다는 확신이 섰던 것 같다. 매년 들리는 작은 웅덩이에는 보름 전까지도 살얼음이 있었고, 알은 보이지 않았었는데 오늘 보니 이미 부화하여 올챙이가 이미 나왔다. 북방산개구리의 알이 틀림없다. 욱수골 초입에 진달래가 작은 꽃망울을 터뜨렸다. 일주일이 지나면 활짝 개화하겠지 '소바우' 옆에 자생하는 진달래도 막 꽃망울을 띄우려..
2022.03.21 -
friendly pigeon?
멧비둘기가 집비둘기 흉내를 낸다. 사람이 지나다녀도 위협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는지 2m 정도의 거리에서는 관심도 없이 먹이 질에 열중하는 모습이다. 1960~70년대였다면, 단백질 보충원으로 손쉽게 공기총으로 잡을 수 있었을 것인데 세상이 변한 것은 사람뿐만이 아니라 날짐승도 변한 것 같다. 일주일 전까지만 해도 겨울이 봄에 밀리기가 싫어 두꺼운 얼음으로 남았었는데 2~3일 전부터 저수지에 있는 용수를 아래로 흘러내리게 한다. 지금 농업용수가 필요한 시기도 아닌데 왜 저수지의 물을 빼고 있는지 의아하다. 물이 들어오는 곳에 바닥이 드러났다.
2022.03.07 -
2022년 3월 1일(삼일절) 이모저모
오늘은 제103주년이 되는 삼일절이다. 날씨는 8도가 넘어서 아직은 찬기가 약간 있지만 봄 기운이 느껴진다. 욱수지의 얼음도 많이 녹아서 얼음 표면 곳곳이 곰보 자국이 생겼고, 그곳에는 물이 고였다. 이제 이 얼음도 앞으로 일주일을 버티지 못할 것이다. 이 정도의 두께면 경차가 지나가도 얼음이 깨지지는 않겠다. 얼음은 봄이 오는 것을 온몸으로 막아내고 있는 것이다. 얼음 표면에 얼음 녹은 물이 질퍽하다. 2~3년 전까지 이곳에서 낚시로 세월을 보내던 할아버지의 야전 침대는 이끼에 덮히고, 일부는 무너져 내렸다. 그 할아버지는 이곳에서 잉어를 주로 낚았다. 앞에 보이는 참나무 옆에도 비가림막을 치고 더위와 비를 피했던 낚시 포인트다. 저 위쪽으로는 평소에는 물이 내려가지 않다가 여름 장마가 심할 때 물길이..
2022.03.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