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농고(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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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전지(家前池)의 기러기와 잉어
오른쪽 다리의 물갈퀴가 실종된 이 기러기 녀석은 대구 농업 마에스터고(구 대구농고)의 마스코트다. 밤낮으로 가전지 물넘이에서 다른 수컷인지 암컷인지 모를 단짝하고 살고 있다. 이곳 주변을 산책하는 사람들은 이 녀석을 보고 모두 집 오리라고 생각한다. 관찰력은 대부분 엿으로 바꿔 먹었다. 이 녀석은 물갈퀴를 잃은 여러 설(說)이 분분한데 사람들이 기르는 애완견에게 당했다는 설과 이곳 가전지 주변에 서식하는 너구리에게 당했다는 설이 있다. 이 녀석을 다시 본 것은 근 6개월 만이다. 용케도 먹이가 귀한 겨울에 너구리의 밥이 되지 않아 저렇게 씩씩하게 살아남았다. 그래도 몇 번 본 사이라고 아주 가깝게 가도록 곁을 내준다. 사람의 인기척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가전지 물넘이까지 가까이 와서 먹이활동을 한다. 물..
2023.03.22 -
옥(玉)의 티
대구 농업 마이스터 고등학교(구 대구농고)에 세운 작은 기념탑이다. 평소 관심을 크게 갖지 않고 지나다녔기에 오늘 처음 보는 물건이다. 대구 농고 2. 28 민주운동 기념비로 보인다. 이 기념비는 50년을 갈지 100년을 갈지 1000년을 갈지 모르는 견고한 오석으로 만든 작은 비석이다. 그런 기념물을 만들면서 한글 맞춤법도 제대로 살피지 못했나? "고귀한 뜻을 깊이 세기고자~" , 이게 맞는 표현인가? 지나다니다가 본 길손은 실소를 금치 못한다. 농업에만 관심 있으면 되고, 한글에는 관심을 가지면 안 되는가? 대구 농림고등학교 48회 일동은 "일동 차렸!! 꼴아 박아 실시한다. 실시~~" , "복창이 시원찮다. 다시 꼴아 박아 실시한다!! 실시!!" 참으로 한심하다!! 48회 동기들이여!! 옛날에도 고..
2020.10.27 -
대구 농업마이스터고(구 대구농고) 수달
철망이 앞을 막고 있는 수로의 오른쪽 안쪽으로는 휴대폰 카메라의 불빛을 반사하는 수달의 파란색 두 눈이 보인다. 구 대구농고 내에 있는 가전지 물 넘이로 물이 넘어오는 작은 수로 옆을 지나는 산책객이 이곳에서 놀라서 큰소리를 지른다. 오른쪽 둑에서 수로로 뛰어내리는 수달 때문에 놀랐다는 것이다. 20m쯤 뒤에서 걷던 길손은 간발의 차이로 뛰어내리는 장면을 보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쉽다. 그러나 수로로 들어가는 쓰레기를 막기 위해 설치한 철망 속에서 철벅거리는 소리가 난다. 수로는 마치 돈사에서 나오는 오수처럼 코를 찌르는 냄새가 진동한다. 철망 바로 뒤에서 '쿽쿽'하는 소리가 난다. 수달이 놀랐거나 아니면 길손에게 보내는 경고음인지도 모른다. 수로 옆에서 길손을 쳐다보는지 파란색 반사 빛이 보인다. 이곳에..
2020.08.26 -
대구 농업 마이스터高(구 대구 농고)의 가을 풍경
대구 농고는 주변 시민들의 산책 코스다. 벼도 볼 수가 있고, 꽃도 보고, 다른 작물을 보며 시골 정취를 느끼면 걷는 기분도 참 좋다. 오후 6시가 되면서 해는 넘어가는데 어린 학생들이 넓은 밭에 앉아 뭔가 심고 있다. 부모들이야 번듯한 대학교 들어가서 좋은 직장을 가지는 것을 최고의..
2019.09.19 -
대구 농고(대구 농업 마이슨터 고)의 '외 기러기'
외기러기 - 김정호 외기러기 날아가 쉬는곳이 어디냐 구름아 물어보자 너만은알고 있지 외기러기 날아가 앉을곳이 어디냐 바람아 물어보자 너만은 알고 있지 어릴적 옛친구 지금은 무었할까 내고향 앞산에는 뻐꾸기 울겠지 외기러기 날아가 쉬는곳이 어디냐 구름아 물어보자 너만은알..
2019.08.19 -
대구 농고 너구리
야간 대구농고 산책길에 뽕나무 오디가 궁금해서 뽕나무 근처로 가니 인기척(?)이 들린다. 어스름 속에서도 그 실루엣을 보니 너구리가 틀림없다. 능청스러운 사람을 보고 '너구리' 같은 사람이라고 하는데 대구 농고 너구리는 길손과 몇 번 안면을 터고는 이제 별로 무서워하지도 않고, ..
2019.06.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