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날의 추억(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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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충이(松蟲) - 너 정말 오래간만이다.
옛 속담에 '송충이는 솔잎을 먹고 살아야 한다'라는 말이 있다. 오지랖 넓게 나대지 말고, 제 주제 파악을 하고, 제 분수를 알아서 처신하라는 말이다. 송충이는 솔나방의 애벌레로 소나무의 솔잎을 갉아 먹어 큰 피해를 주는 해충이다. 오늘 산에 오르다가 송충이를 만났다. 반가웠다(?) 아니지 반가울 게 따로 있지, 하여간 참 오래간만이다. 어릴 때 보고 지금 처음 보는 것 같다. 그래서 천연기념물처럼 생각된다. 옛날 국민학교에 다닐 때, 회충약을 학교에서 주면 그것을 저녁에 먹고, 다음 날 아침에 거름 더미[시골 마당 구석 통시(푸세식 화장실) 가까운 곳에 논이나 밭에 뿌릴 거름을 만들기 위해 풀이나 퇴비를 쌓아 놓은 곳] 옆에 쪼그리고 앉아서 똥을 누면, 흰색을 띤 흔히 토룡(土龍)으로 불리는 커다란 지..
2023.08.25 -
석유 경운기
내가 태어나고, 자랐던 작은 시골 마을에도 남들보다 新 문물을 빨리 받아들이는 선각자가 있었다. 벌써 故人이 되어 지금은 계시지 않지만, 소달구지를 主 운반수단으로 알았던 당시에 거금을 주고 경운기를 구입했다는 것은 근동에 소문나는 굉장한 일이었다. 지금은 힘도 좋고, 다루기도 편한 디젤 경운기가 대세지만, 그 당시에는 석유를 사용하는 경운기였다. 지금의 휘발유 차량처럼 점화 플러그가 달렸었는데 시동 걸 때마다 경운기 앞머리에 있는 연료 코크 2개를 조작하면서 시동을 걸었다. 경운기 사진의 헤드라이트 아래에 있는 작은 코크 중에 왼쪽이 휘발유 코크이고, 오른쪽이 석유코크이다. 연료통은 휘발유와 석유가 구분되어 있었다고 기억이 되는데 폭발력과 순발력이 좋은 휘발유로 시동을 건 다음 석유로 연료를 전환하였는..
2018.04.23 -
어머님의 자존심 한도닭
[사진출처 : 지리산 털보님 블로그] 지금은 시골에서도 방사해서 사육하는 닭을 구경하는 것이 무척 어렵지만, 길손이 어렸던 시절에는 집집마다 닭을 키우고 있었다. 달걀을 먹기 위함도 있겠거니와 장닭과 암탉이 힘을 합쳐서 많은 병아리를 부화하고, 그것을 중닭으로 키워서 시장에 내다 팔면 소소한 용돈이라도 벌어볼 수가 있기 때문에 닭과 병아리는 집안 마당은 말할 것도 없고 사립문을 나서서 어떤 때는 3~400m나 떨어진 논으로 병아리를 데려갔다가 새매에게 당하는 일도 종종 있었다. 길손의 옆집에는 지금은 모두 고인이 된 부부가 살았는데 성격이 고약하기로 근동에 소문나고, 성품이 관용이라는 것은 아예 없었을 뿐만 아니라 중상모략으로 없는 일도 만들어 뒤집어 씌우곤 했는데 완고하기도 워낙 완고하여 자신의 자식을..
2018.01.16 -
군생활 에피소드(24)
[사진출처 : 충청 투데이] 우리의 호프 이발병은 워낙 자유로운 영혼이다 보니 엄격한 군대생활에는 체질적으로 잘 맞지 않는 것 같았다. 어떻게 군대는 끌려서 왔는데 억지로 생활하려니 자연적으로 돈키호테 비슷한 행동이 외부로 나타났을 것이고, 고참들은 그런 그를 이해할 수도 없..
2016.08.11 -
군생활 에피소드(23) - 주특기가 없었던 이발병
지금도 연락하는 그 친구를 이곳에 쓰려니 미안하기도 하고, 웃음부터 나온다. 세상을 살면서 그런 배짱을 가진 사나이를 보는 것도 흔한 일은 아니다. 전라도 사투리를 걸쭉하게 쓰는 그는 지금 완도에서 전복양식장을 하고 있는데 직접 가보지는 않았지만, 평소 그의 통 큰 행동으로 보..
2016.08.04 -
군생활 에피소드(22)
1945~1946년 동안 운영된 요코스카 의 주일 미군을 위한 위안소[출처 : 위키백과) 양갈보, 양공주, 양색시, 유엔 마담, 히빠리(호객꾼), 주스 걸 등으로 불렸던 미군위안부가 길손이 군 생활하던 곳 정문 주변의 작은 술집 등에 많이 있었는데 미군들이 그녀들을 기지 안으로 데리고 들어와서 ..
2016.07.30